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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룡 男주연상' 유아인 "20년 후에야 다시 기회 올줄 알았는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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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유아인(35)에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트로피가 돌아갔다. 6년 만에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다시 품에 안았다.

유아인은 영화 '소리도 없이'로 이병헌(남산의 부장들), 이정재(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정우성(강철비2:정상회담), 황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제41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주인공이 됐다. 2015년 영화 '사도'로 만 29세의 어린 나이에 생애 첫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한번 최정상에 섰다.

유아인은 무대에서 "'소리도 없이'는 저예산에 독특한스타일,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영화다. 하지만 홍의정 감독님의 제안은 배우로서 제 첫 시작을 상기하게 했다. 배우로서 최고의 가치는 새로움이고, 홍 감독님의 윤리의식이었다. 영화로 무엇을 해야할지 아시는 분과의 작업이 너무 기쁘다"며 "어디에서든, 어떤 분들에게든 사용당할 준비가 되어있다. 마음껏 가져다쓰시라. 전 배우로서 살아가겠다"는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뒤이어 내려온 백스테이지에서도 유아인은 위트 있는 소감으로 보는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무대에 서면 떨려서 하고 싶은 말들이 뭐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사실 미리 내가 상을 수상할 걸 예상하고 연습하거나 그런 일도 없어서 매 순간 무대에 올라가서 느껴지는 느낌들을 정제하지 않고, 최대한 솔직하게 진심어린 목소리로 들려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과분한 상을 받았다. 너무 훌륭한 선배님들과 후보에 올랐는데 잘해서 주신 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험, 실험정신, 저예산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도 앞으로 너무 큰 일, 누가 봐도 좋은 일들보다는 나를 깨고 부수고 할 수 있는 실험과 도전을 통해 여러분이 그동안 느끼지 못한 영역을 만들어내는 그런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사실 몇 년 전에 (청룡)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제 인생에서 한 20년쯤 후에 다시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빨리 온 거 같아서 송구한 마음이다. 이 상은 오늘은 기분이 좋겠지만, 내일부터는 부담이 될 거다. 그 부담 계속 가져가면서 또 한편으론 떨쳐내면서 성장하는 배우의 모습 보여드리겠다. 관객여러분 감사드린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코로나로 힘든 시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에서 영감과 감동, 새로운 발상과 창의력을 주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극장에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은 놓지 마시고 창작자들의 에너지를 믿고 기다려주시면 여러분들께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응원해주시고 힘을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유아인은 역대급 악역 조태오를 탄생시킨 '베테랑', 대배우 송강호에 버금가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사도', 흔들리는 청춘의 방황을 연기한 '버닝' 등 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소리도 없이'에서는 연기에 또 다른 눈을 떴다는 평을 받았다.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성실하게 시신을 수습하는 독특한 캐릭터 태인을 통해 장르와 시대를 초월한, 대체불가 존재감의 캐릭터 계보에 또 하나를 추가했다.

개런티를 포기하다시피 한 저예산 영화의 출연, 삭발에 15kg 증량이라는 외적인 변신 뿐 아니라 데뷔 이래 처음 도전한 '무 대사' 연기는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성실한 듯 무심한 표정, 유괴한 소녀 초희(문승아)를 향한 불안함과 연민을 섬세한 눈빛과 세밀한 몸짓이 돋보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