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두산 베어스에 또다른 '쿠바 특급'이 떴다. 두산이 새로 영입한 쿠바 출신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15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에 입국한 미란다는 강원도 홍천에서 2주간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 이날 코칭스태프, 새 동료들과 첫 선을 보였다.
미란다는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018시즌까지 빅리그 경험을 했다. 통산 성적은 44경기(40경기 선발) 13승9패 평균자책점 4.72. 2018시즌 도중에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미란다는 2019시즌까지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대만프로야구로 진출해 중신 브라더스에서 25경기 10승8패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일본, 대만 야구를 두루 경험한 것이 미란다의 장점이다.
미란다가 한국행을 결심한 가장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강력 추천'이었다. 2019~2020년 2시즌 연속 두산에서 최다 안타 1위를 기록한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같은 쿠바 출신 선수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서로 잘 알던 사이이고, 나이도 비슷한 '절친'이다. 두산이 미란다 영입을 고려할 때, 페르난데스가 적극적으로 두산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며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15일 훈련 후 만난 미란다는 "페르난데스와 쿠바에서부터 매우 친하게 지냈다. 한국에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잘 지낼 예정이다. 페르난데스가 두산에는 좋은 팀원들이 많고, 좋은 사람들이 있고, 늘 우승을 경쟁할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KBO리그에서 잘 지내면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이야기해줬다"며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낯선 나라, 낯선 리그에서 '외국인'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언어 뿐만 아니라 많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동향 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서로에게 '플러스'다. 영어보다 모국어인 스페인어가 훨씬 친숙한 페르난데스는 지난해에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라울 알칸타라와 함께 뛴 덕분에 서로 많은 의지를 했었다. 특히 미란다의 경우 한국에서의 첫 시즌이라 더더욱 페르난데스의 존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부터 일본, 대만까지 두루 경험한 미란다는 한국야구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떠안게 됐다. 첫날이라 다소 생소한 것이 많은 표정이었지만, 스페인어 통역과 더불어 빠르게 팀 분위기에 적응해나갔다. 미란다는 "예전에는 메이저리그가 월등히 압도적이었지만, 지금은 아시아 야구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세계적으로 야구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있어서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다 똑같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