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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소울 2', 엔씨소프트 역사에 가지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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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는 게임 본연의 가치에 집중했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액션 MMORPG '블레이드&소울 2'(이하 블소2)를 지난 9일 공개하고,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날 게임 공식 유튜브를 통해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게임 개발을 직접 총괄한 CCO(최고 창의력 책임자)의 자격으로 등장, '블소2'에 대한 방향성과 감회를 전달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직접 나설 정도로 '블소2'에 대한 중요성과 기대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지난 5일 2020년 실적 발표를 통해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며 이정표를 세웠지만, '리니지' IP와 국내 시장 의존도를 다시 한번 드러내며 이를 극복할 과제를 안은 엔씨소프트이기에 더욱 그렇다. '블소2'가 엔씨소프트 역사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 개척할 IP의 필요성

엔씨소프트가 MMORPG 개발과 서비스에 있어선 국내외를 대표하는 게임사란 점은 분명하다.

국내에선 '리니지'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단 4개 IP를 가지고 PC 온라인에서 20년 넘게 승승장구한데 이어,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M'과 '리니지2M'으로 지난 2017년부터 3년 6개월 넘게 모바일 MMORPG 최상위권 매출을 장악하고 있다. 인기 IP를 잘 활용한다면 플랫폼에 상관없이 얼마든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에 적용시켰으니, 이제는 PC나 스마트폰 등 이용 수단의 구분조차 필요없게 됐다.

하지만 2020년 실적 발표에 나타났듯 온라인과 모바일로 나온 '리니지' IP의 4개 게임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가 넘었다. 여기에 넷마블이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 벌어들인 라이선스 수입까지 합친다면, 말 그대로 '리니지'로 시작해 '리니지'로 끝난 2020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매출 2조원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넥슨이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척한 3조원을 따라잡기 위해선 '리니지'에 버금가는 IP 출시가 시급하다. 여기에 '리니지' IP가 온라인 플랫폼에선 해외 시장 개척에 한계를 드러낸 상황에서, 글로벌 게임 유저들에게 통할 '플래그십 IP'가 반드시 필요하다. 동양적 색채가 강한 무협이라는 소재이지만 분명 신비감을 줄 수 있는 그리고 PC나 모바일은 물론 서구 시장에선 여전히 대세인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장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콘솔 등 전방위적 플랫폼 확장을 이끌 IP로 '블소2'를 개발하는 까닭이다.

▶액션성을 앞세우는 이유

'블소2'는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온라인 무협 MMORPG '블레이드&소울'의 정식 후속작이다. 엔씨소프트로선 '리니지2'에 이어 18년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넘버링 타이틀이기도 하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처럼 모바일게임을 뜻하는 'M'자를 붙인 시리즈를 주로 선보였다. '리니지M'처럼 원작을 그대로 이식시키거나 혹은 '리니지2M'처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전략은 달랐지만 정식 후속작이란 지위는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블소2'가 '리니지2' 출시 이후 첫 넘버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블소2'의 의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택진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M' 시리즈로 시작했지만,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게 되면서 이제 후속작이자 완전히 새로운 IP라는 자신감을 갖고 선보이게 됐다"며 "재미라는 게임 본연의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MMO에선 절대 구사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던 극강의 자유도가 있는 액션의 정점을 찍는 것을 목표로 했다. 분명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플랫폼을 초월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모바일과 PC뿐 아니라 콘솔에서도 '블소2'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중"이라고 강조했다. 크로스 플레이를 통해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유저층을 적극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작처럼 무협을 강조하기 보다는 '액션'에 방점을 찍은 것도 분명 주목할 만 하다. 소재의 한계를 최상의 기술력을 적용한 콘텐츠의 재미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최용준 엔씨소프트 '블소2' 캡틴은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탐험할 수 있는 완벽한 3D 오픈 월드, 새로운 스타일의 전투 및 경공 시스템, 서포터 타입의 신규 클래스 '법종', 오픈월드 레이드 콘텐츠 '토벌', 오리지널 스토리 '사가' 등 전작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새롭게 창조된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밖에 이용자가 적의 공격을 눈으로 보고 막거나 피할 수 있으며, 무공의 연계기를 구사하는 등 디테일한 전투도 차별화 요소라 할 수 있다. 하늘과 절벽 등 눈에 보이는 모든 지형, 지물을 활용한 전투도 가능하다.

최용준 캡틴은 "일반적인 게임의 스킬처럼 효과와 능력에만 치중돼 작동하는 것이 아닌, '합'을 맞추는 '블소2'만의 새로운 전투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자신이 가진 무공을 이해해 연계기를 펼치고, 상대방의 수를 예측해 대응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한 전투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사전예약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다양한 게임 아이템(사전예약 한정 의상 '약속', 독초거사의 선물 주머니 등)과 추가 보상 등을 제공한다. 일단 9일 사전예약을 시작한지 18시간만에 예약자가 200만명을 돌파하며 '리니지2M'과 비슷한 페이스로 진행되는 등 유저들은 큰 호응을 보여주고 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