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도 KBO리거들의 미국행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다음 선수는 누구일까.
새 시즌을 앞두고 2명의 KBO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마쳤다. 키움 히어로즈 출신 내야수 김하성은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도전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4+1년 최대 3900만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시즌 종료 후 일찌감치 포스팅을 시작한 김하성은 여러 구단의 관심 속에 좋은 대우를 받으며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연말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사인 한 김하성은 한국으로 돌아와 훈련을 소화한 후 지난 11일 스프링캠프 준비를 위해 출국했다.
KIA 타이거즈 출신 투수 양현종은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1차 기한으로 설정했던 1월말까지 계약을 하지 못했던 양현종은 원 소속팀 KIA와의 협상 종료를 선언하며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구단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양현종은 결국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짜리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시 보장 연봉이 130만달러로 늘어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55만달러가 별도다.
또다른 포스팅 도전자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아쉽게도 성과를 얻지 못했다. FA 신분인 양현종과 달리, 포스팅 신청 선수는 포스팅 고지일로부터 30일 내에 협상을 마쳐야 한다. 나성범도 12월초 포스팅을 시작했지만, 만족할 수 있을만한 결과가 드러나지 않았고 결국 NC에 잔류하게 됐다.
지난해 포스팅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김광현에 이어 올해도 KBO리그 간판 투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 신분인 이들이 과연 어떤 데뷔 시즌 활약을 보여줄지 아직 아무것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꿈의 도전을 이어간다는 자체로도 성과있는 행보다. 특히 양현종의 미국 진출로, 지난 10년 이상 국가대표 '에이스' 계보를 이어오던 류현진(토론토), 윤석민(은퇴), 김광현, 양현종까지 간판 투수들이 모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거나 현재 무대에서 뛰고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제 시선은 다음 세대로 향한다. 그동안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은 KBO리그 르네상스 시대 주역들로, 꾸준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던 선수들이다. 언젠가는 해외 리그에 도전해볼만 한 선수들로 꼽혀왔었다. 현재 메이저리그가 주목하고 있는 '영스타'는 키움 이정후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거의 매 경기 기량과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중장거리형 타자에 출루율도 높고, 야구 센스가 빼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내야수 출신이지만 외야 수비 실력도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 다만 이제 프로 5년차인만큼 2023시즌을 마쳐야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 유일한 변수다.
반면 투수 쪽에서는 다음 메이저리그 도전자가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국내파 투수들보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1선발 투수들의 등판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구창모, 안우진, 소형준 등 20대 젊은 투수들 가운데 기량이 돋보이는 선수들은 다양하지만, 아직 더 꾸준하게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