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안 던졌던 공을 던져야겠어요."
양 현(29·키움)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바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팀 내 유일한 언더핸드 투수였던 만큼, 활용도가 다양할 수밖에 없었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58경기에 나왔고, 8승 3패 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30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면서 키움의 주축 불펜 투수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커리어하이'의 1년을 보낸 만큼, 새로운 시즌 목표는 '기세 잇기'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 그는 타자를 상대하는 무기를 더욱 가다듬고 있었다. 양 현은 "내가 던지는 스타일이 특이해서 타자들이 생소해하는 것 같다. 구질을 추가하고 타이밍을 뺏는 것도 노력하고 있다"라며 "작년에 커브는 많이 안 던져서 올해는 커브를 좀 더 연습하고 있다. 캐치볼을 할 때도 커브를 던지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많은 출장수가 증명하듯 양 현의 역할을 마당쇠였다. 이기고 상황은 물론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양 현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양 현은 "일단 나갈 때마다 같은 마음으로 나간다.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홀드 상황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지고 있어도 쫓아갈 수 있으니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고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타자를 잘 막았지만, 기억에 남는 어려운 타자도 있었다. 양 현은 '가장 까다로웠던 타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비시즌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을 꼽았다. 실제 양현은 지난해 오재일을 상대로 두 차례 맞붙어 2루타와 안타를 맞으면서 고전했다. 그는 "볼에 던져도 치고, 스트라이크존 끝에 던져도 치니 어려웠다"라며 "올해 삼성에 가서 더 무서워질 거 같다. 아무래도 구장이 잠실보다는 작다. 안 던져 본 것을 던져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양 현은 "작년에 아팠던 만큼, 1년 풀타임 안 아프게 던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겨울 훈련도 그걸 목표로 했다. 또 홀드 올해도 10개는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고척=아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