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경상도 사나이' 다웠다. 한 마디로 '쿨' 했다.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의 신인 장민기(20)다.
장민기는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다섯 번째 불펜피칭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추신수와 한 번 붙어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한 번 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고 밝혔다. "어떤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보통 투수라면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장민기는 "홈런을 맞고 싶다"며 엉뚱함을 보였다. 자신이 던지고 미국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때린 공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려 담장을 넘기는 모습을 보고싶다며 웃은 것. 그러면서 "내가 가진 최고의 공을 던지고 싶다. 정면승부를 하고 싶다는 다른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장민기는 3월 2일 라이브 피칭을 앞두고 이날 마지막 불펜피칭을 했다. 50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존에 19개를 꽂아넣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은 표정이었다. 장민기는 "그 동안 피칭했던 것 중에 가장 안좋았다. 공을 때리는 것과 하체 밸런스가 하나도 안맞았다"며 시무룩한 모습이었다. 이어 "투수 코치님께서 던질 때 상체가 준비가 안돼 있는데 하체가 먼저 나가면서 팔이 벌어진다고 잡아주셨다. 세게만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피칭 과정을 복기했다.
장민기는 올해 2차 2라운드에 뽑힌 좌완 파이어볼러다. 고교 때 직구 최고구속 148km를 찍기도. 게다가 포크볼도 장착하고 있다. 장민기는 "포크볼 각이 좋다. 타자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다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민기는 김현수 장현식 김유신 이의리와 선발군에 포함돼 경쟁 중이다. "선발군에 이름 나오는 것도 감사하다. 최대한 1군에 붙어있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장민기는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위기 때 올라가면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강심장' 롤모델은 좌완 이준영이다. 장민기는 "같은 좌완이고 이준영 선배에게 배울 것이 많더라"고 말했다. 또 "동기인 이의리는 그냥 잘 던진다. 보고 배울 것도 많고 밸런스가 좋더라"고 말했다.
고교 2학년 때 유급을 택했던 장민기는 키와 몸집이 작았다. 그래서 피지컬적 성장을 위해 유급하게 됐다. 장민기는 "키가 1m70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1m81~82 정도 된다. 몸무게도 88~89kg까지 찌웠다"고 했다.
겸손했지만, 욕심은 가득한 장민기다. 신인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묻자 그는 "투수가 받을 수 있는 상은 모조리 받고 싶다"며 당차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양현종 차우찬 류현진 등 좌완투수들의 영상을 자주 돌려본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