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은 드라마틱한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데뷔 초반만 해도 수비가 불안한 유격수로 팬들의 걱정어린 시선을 도맡았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한 오지환은 어느새 '수비 요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까지 톱클래스 레벨이 됐고,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는 선배가 됐다.
LG 류지현 감독은 수비코치로 오지환의 성장을 함께 했던 인물이다. 류 감독은 "처음 오지환을 봤을 때 이 정도로 성장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오지환의 성장을 대견스럽게 봤다. 류 감독은 "오지환을 보면서 나도 배웠다. 방향성을 가지고 많은 훈련을 하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했다. 이어 "송구의 경우는 손가락 감각이나 어깨 등 타고 나야한다. 하지만 포구 등 다른 부분은 오지환처럼 훈련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이 오지환을 높이 사는 부분은 성실성이다. 류 감독은 "오지환은 이닝수가 리그 톱인 선수다. 그만큼 우리 팀에 절대적인 선수가 된 거다"라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본인이 먼저 쉬겠다고 한 적이 없다. 주위에서 몸이 무거워 보인다고 해서 쉬게 해주는 경우는 있더라도 스스로 먼저 얘기한 적이 없다. 프로선수로 기본 정신이 굉장히 잘 되어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주전 선수, 베테랑이라고 해서 자신의 것을 원하지 않는다. 타순에 대해서도 이정도 위치에 오른 선수라면 상위 타선이나 하위 타선 등 원하는 타순이 있을 텐데 오픈 마인드였다. 오지환은 "나에겐 타순이 큰 의미가 없다.어느 타순이든 그에 맞는 장점이 있다"면서 "2번으로 나가면 많이 나갈 수 있으니 좋고, 하위타선으로 내려가면 체력 안배가 돼서 좋다"라고 했다. 오지환은 지난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10홈런, 71타점의 좋은 기록을 올렸다.
류 감독은 올시즌 오지환의 체력을 관리해줄 생각이다. 어느 정도 승부가 난 경기에서는 후반에 교체시켜 체력을 아껴줄 계획. 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은 "내 경험상 경기 후반에 교체되고 다음날 나왔을 때 컨디션이 좋았다. 도움이 됐다"라면서 수비력이 좋은 구본혁을 백업 멤버로 준비할 계획을 밝혔다.
수비가 좋은데 어느 타순에 둬도 기대만큼의 타격을 해주고, 언제나 나갈 준비가 돼 있는 유격수. LG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오지환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