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네, 집중, 수고하셨습니다. Right(맞죠)?"
울산의 새 외국인 스트라이커 루카스 힌터제어가 새로 익힌 한국어라며 단어 하나하나를 나열하며 환하게 웃었다. '울산의 캡틴' 이청용의 말처럼 힌터제어는 그야말로 '나이스한 선수'였다.
올 시즌 울산의 공격을 이끌 힌터제어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m92-86㎏의 힌터제어는 공중볼 장악 능력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발밑, 문전에서 침착한 결정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다.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공격수로 독일 함부르크, 잉골슈타트, 보훔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 1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인 힌터제어는 3월 1일 돛을 올리는 K리그 개막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24일 울산 현대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힌터제어는 "카타르에 합류했을 때 많은 선수가 반겨줘서 놀랐다. 팀이 새롭게 구성되고 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비하고 있다. 아직 리그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훈련할 때보니 미드필더를 비롯해 선수들이 매우 빠른 플레이를 한다. 수준 높은 리그이자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힌터제어는 '준비된' K리거다. 그는 한국 축구에 대해 줄줄이 말을 이었다. 힌터제어는 "한국은 내 첫 월드컵 기억인 2002년에 좋은 성과를 얻었다. 가장 최근 대표팀 경기도 독일전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서 기억에 남는다. 내 친구인 케빈 비머가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가까운 관계라서 잘 들었다. 그 외적으로는 독일 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힌터제어의 한국 관심에는 이청용의 역할이 있었다. 둘은 2018~2019시즌 보훔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찰떡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그는 "이청용은 영국에서 뛰다 독일에 왔다. 독일에서도 팀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라커룸에 한국 음식을 선물해 쉽게 친해졌다. 선수들이 많다보니 케이터링을 많이 가지고 왔다. 한국 팬들께서도 나눠 먹으라고 과자를 선물해 주셔서 함께 먹었다. 이후 한국 음식에 입문했다. 울산에 오기 전에 이청용에게 팀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한국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청용과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혼자 사는데, 살면서 도움이 되는 얘기도 많이 한다. 고맙게 생각한다. 주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 팀을 하나로 만들어준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맞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이청용 역시 힌터제어를 "정말 좋은 선수다. 플레이만 좋은 것이 아니다. 훈련 때도 보면 매우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힌터제어는 "많은 팬께서 내게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프로 선수인 만큼 압박감에 주눅 들기보다는 매일 100% 쏟아 부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내가 할 일이다. 나는 개인적인 압박감보다는 팀이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하루하루 더 열심히 하겠다. 내가 득점하지 못해도 팀이 승리하면 된다. 팀에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