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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종합] '펜하' 유진이 직접 말하는 #주단태 동생설#트랜스젠더설#사랑했다윤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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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지난 해 10월부터 시작한 SBS드라마 '펜트하우스'가 1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 '펜트하우스3'는 지난 10일 최종회로 마무리됐다.

배우 유진은 극중 오윤희 역을 맡아 천서진(김소연)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하기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그리며 열연을 펼쳤다. 오윤희는 민설아(조수민)를 죽인 진범, 하윤철(윤종훈)의 첫사랑이자 그의 딸 배로나를 낳은 엄마로 극의 중심축을 맡은 캐릭터였다.

유진은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에서 "긴 촬영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우려했던 것 보다 힘들지 않게 해냈다"며 "원래 시즌2까지 였는데 시즌3까지 진행됐고 시즌마다 한두회씩 늘어나면서 꽤 길어졌다. 그래도 시즌제 드라마를 하면서 색다른 재미도 느꼈고 많은 사랑을 받아 힘들지 않게 촬영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우선 유진은 오윤희의 '주단태 동생설'에 대해 웃었다. '주단태 동생설'은 주단태의 전사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주단태의 본명인 백준기에게 여동생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어린 백준기가 '윤희야'라고 불렀던 장면이 나왔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주단태 동생설'은 더 커졌다.

하지만 유진은 "그 얘기를 처음 듣고 좀 황당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설들을 만들어주셨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미소지었다.

오윤희의 트랜스젠더설도 돌았다. 소품팀의 실수로 DNA분석 결과 자료에서 오윤희의 염색체가 여성인 'XX'가 아닌 남성인 'XY'로 둔갑한 것. 유진은 "1초도 안되는 장면인데 다 캐치해서 놀라웠다. 그걸 토대로 정말 엄청난 이야기가 만들어지더라. '실제 국내 1호 트랜스젠더 이름이 오윤희라더라'는 말까지 나왔다. 억울했다기 보다 아쉬웠던 것은 편집 분량이 어마어마했다. 대본량도 많았고 감독님이 정성스레 촬영을 해서 시간이 넘어 통편집된 신이 많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지니까 그런 부분들이 아쉬웠다. 나도 중요한 시점에 편집된 부분이 좀 있었다. 속상하고 억울하기도 하지만 극 전체를 봐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나중에 미방송분 등으로 올라오고 해서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윤철(윤종훈)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사랑했다 윤희야"라고 말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유진은 "'서진아'라고 했으면 윤희가 관에서 나왔을 것 같다"고 웃으며 "모두 죽음으로 끝나서 아쉽고 슬프다. 하지만 하윤철의 마음을 얻는 것에 있어서 '오윤희가 승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윤철과 다시 잘되는 일은 없을까 생각도 했지만 새드엔딩으로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오윤희는 감정 기복이 큰 캐릭터였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마음 속에 내재돼 있는 것이 드러날 때마다도 달라져서 그 변화에 늘 내가 먼저 놀랐다. 또 거기에 적응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게 오윤희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점차 오윤희화됐다. 변화무쌍한 행동들이나 캐릭터 변화에 나도 적지 않게 놀랐다. 펜트하우스를 차지하게 되면서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가장 많이 놀랐던 것 같다. 하지만 100% 이해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유진으로서 그런 것이고 오윤희로는 이해가 되더라. 유진으로서는 엄마라는 것으로 이해하기 쉬었다. 좋은 모성애의 표본은 아니고 일그러진 모성애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이해할 수 있다."

유진 입장에서도 100% 공감한 것은 아니다. "드라마 하면서 100% 공감대 형성하는 것은 힘들었던 것 같다. 워낙 전개도 빠르고 출연인물도 많았다. 편집됐던 부분도 많고 설명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빠른 전개라는 장점을 봐서 재미있게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촬영하는 동안 쉽지만은 않았다. 유진은 "감정이 극과 극으로 왔다갔다하고 감정의 최고치를 찍게하는 신도 많았다. 그래도 신을 끝내놓으면 후련한 느낌도 있고 희열을 느낀 점도 있고 속시원함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이런 캐릭터를 해본 것이 처음이다. 자극적이고 강하고 캐릭터 자체도 선과 악을 오가며 감정변화도 심해서 했다는 것 자체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어려운걸 해냈구나'하는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100점은 아니지만 열심히 했고 설득력 있게 공감 얻어내려고 노력했다"며 "진짜 대본을 받기 전까지는 조금도 아는게 없었다. 민설아 죽인 범인이 오윤희라는 것도 그 회 대본을 받고 알았다. 그 때는 설정 자체가 내가 설득되기 힘들었다. '왜 내가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에 고민도 많이하고 작가님과 대화도 많이 했다. 내 자신을 설득시키고 그런 과정이 길었다. 밀어서 떨어뜨리는 장면 자체도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오윤희가 천서진(김소연)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도 화제였다. 그로 인해 유진은 시즌3에서 꽤 일찍 하차했다. "아쉽지만 삶이 그런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억울하게 죽기도 하지 않나. 현실적인 것 같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굉장히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오윤희라는 캐릭터가 짠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촬영은 체력적으로 보다는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유진은 "촬영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장소 헌팅을 어떻게 했는 정말 멋진 장소였다. 호수가 밤에 조명을 받으면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더라. 내가 죽을 장소다라고 생각하니 섬뜩하기도 했다. 결국 천서진이 와서 그렇게 한다는 자체도 충격이어서 촬영하면서 놀라면서 허탈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촬영현장이었다"라며 "다시 살아난다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 시체를 보여줘서 죽었구나 확신을 했다. 내가 시체로 누워있는 촬영을 했다. 주위에서도 많이 물어봤는데 난 '이렇게 해도 살면 좀비물아니냐'고 했다"고 웃었다.

김소연과의 호흡은 누구보다 좋았다. "김소연과는 누구 하나가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대립하는게 좋았다. 그래서더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있게 보였던 것 같다. 서로 잘 통해서 '이 신은 이 정도가 잘 맞을 것 같다'고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통하는 순간이 올 만큼 호흡이 좋았다. 그래서 연기하는데 재미가 있었다."

딸 배로나(김현수)와 오윤희와 다투는 장면도 자주 등장했다. "우리 딸도 크면 이러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딸은 아직 너무 어리지만 미리 경험한다고 말하면서 촬영했다.(웃음) 사실 나는 사춘기가 없었다. 우리 딸은 심하지 않길 기대 할 수밖에 없다. 미리 경험을 해봐서 심하진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나는 실제로 친구 같이 좋은엄마가 되려고 하지만 욱하는 엄마인 것 같다. 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이 욱하게 만든다. 요즘은 언니 로희가 동생에게 로린이에게 '엄마 곧 터지기 직전이야'라고 말해주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반성하는 엄마다.(웃음)"

드라마의 인기는 많이 실감했다. "돌아다니다보면 어린 친구들까지 오윤희라고 알아봐줘서 실감을 많이했다. 드라마를 하기 전까지는 어린아이들이 알아보질 못했는데 요즘에 초등학생들까지 오윤희라고 알아보더라.(웃음)"

유진으로서는 2016년 KBS2 '부탁해요 엄마' 이후 5년만에 연기자로 컴백한 작품이다. "생각보다 공백이 길었더라. '펜트하우스'는 꽤 망설이다 결심을 했다. 캐릭터가 어려웠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었다. 나는 도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후회는 없다. 하면서 열심히 했고 즐거웠고 오윤희 삶을 살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욕도 많이 먹었고 공감대 형성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는 오윤희를 응원해주는분들도 생겨서 힘을 냈다."

남편이자 배우 기태영도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대본 보고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상의하기도 했다. 내 자신이 오윤희가 납득이 안되서 고민할 때 조언해 주기도 하고 남편도 배우다보니 도움이 많이 된다. 10번 고민해야하는 것을 8번으로 줄여주는 도움을 준다. 응원도 해주고, 하면서 자신이 없을때, 잘하고 있는지 모를 때마다 모니터해주면서 힘을 많이 받는다. 남편이 객관적으로 봐주는 능력이 있다. 믿을 만한 조언자다. 분석해서 정말로 필요한 말들을 해주니까 위로도 되면서 믿음도 가는 좋은 조력자다. 육아도 정말 힘들지만 남편이 정말 잘하는 사람이다. 대충하면 덜 힘든데 잘하니까 더 힘들다. 그래서 남편도 적지 않게 스트레스도 받았고 '언제 끝나냐'고 한숨 쉬기도 했지만 덕분에 집중할수 있어서 고마웠다. 다음에는 롤을 바꿔 내가 아이를 보고 남편이 일해야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유진은 김순옥 작가에 대해 "배우들의 의견 수렴도 잘 해주시는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했다"며 "오윤희라는 캐릭터는 나와 애증의 관계로 남을 것 같다. 이해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였고 오윤희가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했다. 그가 살아온 인생을 더 만들고 상상하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갈 수 밖에 없고 애정이 간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서 현실이라면 살고 싶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하다"고 전하기도 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