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야심차게 준비한 시즌, 개막부터 꼬여버리는 것일까.
창원 LG의 시즌 초반이 암울하다. 개막 2연패 결과를 떠나,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LG는 10, 11일 이어진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2연전에서 서울 삼성, 부산 KT에 연패를 당했다. 삼성전은 초반 대량 실점하며 힘든 경기를 했고, KT전은 3쿼터 상대가 분위기를 타자 속절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LG의 시즌 준비는 그야말로 야심찼다. 지난 시즌 최하위의 아픔을 날리겠다는 의지, 엄청난 투자로 연결됐다. 자유계약(FA) 대어 가드 이재도를 보수총액 7억원에 영입했고, 지난 시즌 도중 간판스타 김시래를 보내고 데려온 이관희에게도 FA 선물로 6억원이라는 돈을 안겨줬다. 두 사람이 팀 샐러리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두 사람의 앞선에 김시래-이관희 트레이드 당시 이면으로 합의했던 김준일 이적까지 성사시키며 남부럽지 않은 국내 선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개막 2연전에서는 전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먼저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졌다. 김준일이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중상을 당하며 사실상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것.
여기에 이관희는 극심한 부담을 느끼는 듯, 두 경기에서 매우 부진했다. 조성원 감독이 걱정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조 감독은 "이재도는 잘해주고 있다. 아쉬운 건 이관희가 자기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담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필 개막전이 친정팀 삼성과의 경기였고, KT전은 FA 계약을 한 후 치르는 홈 개막전이었기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도는 KT전 18득점을 하며 제 몫을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문제가 없지 않다. 이재도는 외곽에서의 2대2 플레이가 주특기인 선수. 2대2 플레이는 선수끼리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잘 맞아야 한다. 하지만 LG에서는 조화가 아직 덜 이뤄진 모습. 이재도가 이쪽으로 파고들면, 동료 선수가 다른쪽으로 빠져 공간을 만들어주고 패스를 받을 준비를 해야하는데, 움직임이 맞지 않자 이재도가 답답해 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특히 외국인 1옵션인 아셈 마레이가 뛸 경우 이재도의 진가가 발휘되기 힘들다. 골밑에 박혀 우직하게 플레이 하는 스타일인 마레이와 이재도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또, 이재도의 2대2 플레이가 살려면 마레이가 어느정도 미들슛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의 약점이 바로 슈팅이다.
이재도와의 호흡을 떠나 마레이, 그리고 압둘 말릭 아부 두 외국인 선수의 두 경기를 보면 평균 이상으로 평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마레이는 건실하지만, 경기를 완전히 뒤집을 만한 파괴력을 갖추지 못했다. 2옵션이면 정말 좋을 유형. 아부는 운동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듯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노출했다.
LG는 외국인 선수 포함,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전 대부분을 바꾸는 모험을 선택했다. 그래서인지 조직적인 부분에서 매우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조 감독은 KT전 대패 후 "수비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답답해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즌 초반 너무 처지면, 따라갈 동력 자체를 얻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