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레전드'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매년 급감하고 있는 학교 운동부의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임 의원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0년 전국학교운동부 증감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학교운동부의 창단대비 해단 비율은 165%에서 580%로 무려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2020년의 경우 1개팀이 창단되면 5.8개팀이 해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에서 체육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지난 4년간 연평균 50개의 학교운동부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전국 학교운동부 지도자 및 체육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97.7%가 학교운동부 감소 추세가 전문체육의 쇠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96.2%는 유망선수 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저해요소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56.5%에 달했다. 학교운동부 감소 원인에 대해선 67.7%의 응답자가 '학교장의 운동부 운영기피', 37.3%의 응답자가 '인기종목 편중'을 꼽았다. 학령인구 감소는 35.8%로 나타나 그간 학교운동부 및 학생선수 감소의 주된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 때문으로 바라보던 시각과는 차이가 존재했다.
임 의원은 "전문체육 쇠퇴의 이유를 많은 분들이 학생수 감소로 꼽는다. 하지만 현장 종사자들은 가장 큰 원인은 학교장의 운동부 기피, 인기 스포츠 편중 현상으로 꼽는다"면서 현실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학생선수들은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주중에는 수업을 듣고 주말에만 대회를 나갈 수 있다. 학생선수들은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힘들어 한다. 어린학생들의 부상이 늘어난다. 어찌 보면 학생선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2019년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가 스포츠선수다. 많은 어린이들이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학교 운동부는 사라지고 있다. 이 생태계가 붕괴되면 한국 체육도 대한체육회도 존립기반이 없어진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스포츠클럽과 학교운동부의 연계를 모색중이라고 하지만 학교운동부 창단 인센티브 부여, 체육 중점·거점학교 운영, 최저학력 기준 완화 등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의 심각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학교운동부 감소에 대한 대책을 본 의원실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임 의원은 "국민들이 뽑은 광복 이후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2002년 한일월드컵, 1988년 서울올림픽, IMF 금모으기 운동'이었다. 스포츠 관련 장면이 2개나 있다. 그런데 앞으로 4년, 8년, 12년 뒤 올림픽에 나설 선수가 아예 없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임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학령인구 감소도 있지만 운동부를 기피하는 현상이 현장에서 만연돼 있다. 해소방안을 찾아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역시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