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구단 차원의 도움은 없었다. 오히려 전력 이탈까지 발생했다. 올해로 2년차, 성적의 부담까지 밀려온다.
2021시즌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1군 사령탑이 3명이나 등장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리그 8~10위 독차지. 지난해 '외국인 감독=가을야구'의 공식이 깨진데 이어, 순위표 맨 아래를 장식하는 결과까지 나왔다.
과거와 달리 성적보다는 육성과 기반 다지기를 위한 외국인 감독 선임이었다는 반박도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아예 마이너리그 팜시스템의 전문가를 육성 강화 차원에서 영입한 케이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역시 화려한 코칭 커리어보다는 폭넓은 한미야구 경험 및 구단의 방향성에 맞춰 점진적인 육성 시스템의 확립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감독상 출신의 맷 윌리엄스 감독이 계약만료 1년을 남겨두고 경질된 반면, 수베로-서튼 감독은 살아남은 데서도 유추할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야말로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동반된, 성적 향상을 위한 선임이었기 때문. 하지만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책임을 물어 대표-단장-사령탑이 한꺼번에 교체됐다.
수베로, 서튼 감독도 이제 2년차에 접어든다. 두 사람 모두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즐겨쓰고, 계약기간이 2023년까지라는 점도 공통점.
하지만 아무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한들, 긴 부진이 팀 분위기에 좋을리 없다. 가을야구 진출이든 확실한 유망주의 탄생이든, 올해는 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화는 2년 연속 시즌 초부터 최하위로 고꾸라진 뒤 올라오지 못했다. 2018년 기적 같은 리그 3위 이후 이렇다할 희망 없이 3시즌을 날렸다. 지난 시즌 역시 정은원 하주석 김민우 등 기존 선수들이 한층 더 클래스업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적극적으로 기회를 준 외야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부진하면서 뚜렷한 리빌딩의 성과를 내진 못했다.
롯데 역시 올림픽 브레이크를 활용한 '서머캠프'로 분위기를 일신하며 후반기 전체 3위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곤 하나, 결국 최종 순위는 8위였다. 팀 입장에선 2020년(7위)보다도 한단계 내려앉은 순위다. 가을향만 퍼뜨리는데 그쳤다. 포스트시즌부터 관중 입장제한이 풀리면서, '사직 3만 관중'에 대한 그리움만 더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두 팀 모두 올겨울 FA 영입이 없다. 샐러리캡 실행에 앞서 최대한 허리띠를 조였다. 한화는 최재훈을 일찌감치 붙잡았지만, 공언했던 외부 FA 영입에 실패하며 팬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는 이대호 버금가는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손아섭까지 잃으면서 민심이 악화됐다.
한층 더 어려운 상황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두 외인 감독은 KBO리그에서 자신들의 유니크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