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믿고 내보냈더니 5분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벤치로 돌아왔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덕분에 팀은 허무하게 패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강호' 나이지리아가 16강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튀니지에 패했다. 이 결과에 일조한 게 나이지리아 대표로 발탁된 알렉스 이워비의 허무한 퇴장이었다.
나이지리아는 24일(한국시각) 카메룬 카루아의 로움데 아디자 스타디움에서 튀니지와 AFCON 16강전을 치렀다.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였다. 조별리그에서도 참가국 중 유일하게 전승(3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라왔다. 반면 튀니지는 조 3위에 머물렀지만,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16강에 올라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나이지리아가 크게 유리해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튀니지의 1대0 승리. 후반 2분에 유세크 음사크니가 결승골을 터트렸고 더 이상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었다.
이런 이변의 배경에 이워비의 엄청난 '트롤링'이 있었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스타는 '나이지리아의 이워비가 투입 5분만에 레드카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어거스틴 에구아보엔 감독은 선제골을 내준 뒤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후반 15분 공격수 이워비를 투입했다. 아스널과 에버튼에서 활약한 현역 프리미어리거의 활약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에구아보엔 감독의 기대는 불과 5분만에 산산조각 나버렸다. 경기장에 투입된 이워비가 음사크니에게 거친 태클을 하면서 일단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런데 심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VAR로 다시 확인했다. 이워비가 상대의 발목을 고의적으로 강하게 밟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카드 색깔이 레드로 바뀌었다. 결국 이워비는 그라운드에서 반칙만 하고 퇴장당한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반격 계획은 이 순간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