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잉글랜드에서 행운이 깃들길 빌게, 찬!"
RB 라이프치히가 소속 공격수였던 황희찬에게 건투를 빌었다. 26일 울버햄턴 원더러스가 '임대생' 황희찬의 완전이적 옵션을 발동한 직후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 구단 인스타그램에 찾아와 "좋은 분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직접 작별 인사를 남겼다.
황희찬은 2020년 1월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이적료 900만유로(약 122억원)에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첼시로 떠난 티모 베르너의 대체자로 낙점을 받았으나, 율리안 나겔스만 현 바이에른뮌헨 감독 체제에선 중용받지 못했다. 한 시즌 동안 753분(26경기)에 나서 3골을 넣는데 그쳤다.
결국 시즌을 끝마친 뒤 관심을 보인 울버햄턴으로 임대를 떠났다. 울버햄턴은 꼭 맞는 옷이었다. 입단 후 14경기에서 4골을 폭발했다. 이런 활약은 울버햄턴에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울버햄턴이 완전이적 조건인 1700만유로(약 230억원)를 투자해 황희찬을 품은 배경이다. 계약기간도 2022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4년이다.
라이프치히는 이번 계약으로 이적료 차익만 800만유로(약 108억원)를 남겼다. 독일 매체 '키커'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좋은 거래"라고 평가하면서 "스포츠적인 측면에선 손해를 봤다"고 이번 딜을 평가했다.
라이프치히는 고작 1년 반 동안 황희찬을 보유했다. 라이프치히의 매니징 디렉터인 올리버 민츨라프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제시 감독의 플레이스타일을 위해서라도 황희찬을 지켰어야 한다"고 황희찬을 임대로 떠나보낸 게 실수라고 인정했다. 제시 마치 감독은 지난해 12월 성적 부진으로 부임 5달만에 경질됐다. 황희찬은 울버햄턴 입단 이후인 9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을 때도 뛸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뛸 수 없다고 변명했다. 선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예견된 이별이었다.
황희찬은 이제부터 울버햄턴 라이프에 집중한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인 황희찬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6년까지 울버햄턴에 남게 돼 기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은 내 꿈이었다. 울버햄턴에서의 데뷔전은 내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첫 골을 넣었을 때 너무 행복했다.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러주는 건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완전이적 소감을 밝혔다. 울버햄턴은 황희찬의 재계약 관련 SNS 게시물에 한글말로 "긴 여정을 함께 떠납시다!"라고 적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