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코리안 메시' 이승우(24·수원FC)가 터졌다.
이승우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에서 전반 11분 이영준의 패스를 받아, 황재원(대구)을 따돌린 후 오른발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올 겨울 K리그에 입성한 이승우는 6경기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2020년 9월13일 앤트워프와의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골을 넣은 이후, 554일만의 공식전 득점이었다.
올 시즌 K리그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이승우였다. 줄곧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이승우는 K리그에 첫 둥지를 틀었다. 그의 활약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이승우에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이후 이승우는 아쉬운 모습이었다. 수원 삼성과의 2라운드에 교체투입돼 4개의 슈팅과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울산 현대와의 3라운드에 다시 교체로 들어갔지만, 존재감이 없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기다렸다. 이승우와 함께 훈련장으로 출근했고, 따로 불러 개인훈련을 시키는 등 100%의 이승우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 사이 팀 사정은 좋지 않았다. 수원FC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졌고, 핵심 공격수 라스와 무릴로는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이승우가 해줘야 했다. 이승우는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렸고, 강원FC와의 5라운드에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김 감독은 여전히 이승우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김 감독은 "몸상태가 확 올라올 수 없다.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질 것이다. K리그에 대한 적응을 한만큼,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구전 다시 선발로 나선 이승우는 마침내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이승우는 득점 후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며 자축했다. 경기장에 온 가족을 향해 깨알 같은 하트 세리머니도 펼쳤다. 이승우는 "골을 넣으면 나도 좋고, 경기장에 오신 팬들도 즐겁다. 좋으면 좋은 것 같아서 흥에 겨운 세리머니를 했다"며 "그전까지 힘든 것도 있었고 행복도 있었다. 가족은 나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기에 하트를 보냈다"고 했다.
이승우는 이날 K리그 입성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체력적으로 올라온 이승우는 상대 수비와의 스피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속도가 살아나니 장점인 돌파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승우는 후반 2분과 9분 두번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아쉽게 날렸지만, 경기 내내 날카로운 돌파로 기회를 만들었다. 첫 풀타임을 소화한 이승우는 경기 막판까지 속도를 잃지 않고 찬스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몸상태에 대한 우려까지 날렸다. 김 감독은 "이 정도면 상대에게 충분히 위협을 줄 수 있다"며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우는 "득점을 해서 기쁘고,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오랜만에 풀타임이라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좋아지는걸 느끼고 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이제 파악하는만큼,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승우의 데뷔골을 앞세운 수원FC는 대구를 4대3으로 제압했다. 난타전이었다. 전반 3분 대구가 라마스의 선제골로 앞서가자 수원FC가 이승우의 골로 응수했고, 25분 세징야의 페널티킥으로 다시 대구가 앞서가자 수원FC가 32분 잭슨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분 수원FC가 니실라의 골로 승부를 뒤집자, 8분 세징야가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후반 38분 갈렸다. 교체투입된 김승준이 헤더로 결승골을 뽑았다. 홈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긴 수원FC는 2연승 포함,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리며 단숨에 8위로 뛰어올랐다. 대구는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여파를 넘지 못하고 패배의 쓴 맛을 봤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