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얘기만 하고 화를 내면 안된다. 거기까진 할 수 있다. 더 길어지면 안된다."
3일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선수 퇴장이 나온 상황. 사령탑의 가슴도 철렁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두산 베어스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2차전을 벌인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생각보다 넓어지진 않은 것 같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하는 뜻에서 배트를 타석에 두고 들어갔다가 퇴장을 당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심판마다 존이 다 똑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조금씩 다르다. 낮은 거, 높은 거 선호하는 차이가 있다"면서 "선수들도 이제 정규시즌 들어가니까 시범경기와 달리 예민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2회초, 1사 2루에서 삼진당한 두산 양석환이 최수원 주심에게 스트라이크 여부를 두고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판은 손짓으로 빨리 들어갈 것을 권했으나, 양석환은 두 번 정도 하소연을 이어갔다.
양석환은 시즌초 홈런 포함 타율 3할8푼1리(21타수 8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자칫 양석환이 퇴장을 당하거나 징계라도 받는다면 두산에겐 크나큰 타격이다.
이때 대기타석에 있던 김재환이 끼어들었다. 올해 두산의 주장이기도 한 김재환은 후배를 다독여 들여보내고, 주심에게도 가볍게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자신이 직접 중월 펜스 직격 1타점 2루타를 작렬, 팀의 5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날 2안타 2타점을 올린 김재환의 활약과 7⅔이닝 1실점으로 쾌투한 스탁을 앞세운 두산은 6대1 완승을 거뒀다.
"(양)석환이는 얘기를 하는 상황이었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진 않았다. 타석에서 과민하게 반응해봤자 본인 손해다. 가끔 고참이나 중심타자가 분위기를 만들 필요성도 있지만, 과민한 반응을 안하는게 좋다. (김재환이 말린 것에 대해)거기까지만 해야된다. 더 길어지면 안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