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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에 목 매는 NC의 운명, 술이 안 깨듯 아픈 머리 [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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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성적.

프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성적이다. 부인하기 힘들다. 팬 사랑도 좋고,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좋아야 최고의 서비스가 된다. 지는 경기를 애정으로 보는 팬들은 극히 드물다. 올시즌 SSG 랜더스가 인기팀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등을 제치고 홈 관중 동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설명이 된다.

그리고 성적이 나야 사장, 단장, 감독 등 여러 사람들의 목숨이 부지가 된다. 선수들 연봉도 올라간다. 성적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다 보니 성적에 눈이 멀어 무리수를 두는 경우들이 있다. NC 다이노스의 상황이 딱 그렇다. NC는 2020 시즌 KBO리그 챔피언이다. 하지만 2년 만에 추락중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주포 나성범을 떠나보내고, 거액을 들여 박건우와 손아섭을 데려오는 등 대대적 팀 개편에 들어갔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다. 9승18패, 충격의 꼴찌다.

문제는 허약한 타격이다. 큰 타구를 칠 중심타자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누가 봐도 '술판 4인방'이라고 일컬어지는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커 보인다.

NC는 지난해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임에도 원정 숙소에 외부인을 불러들여 술판을 벌이는 대형 사고에 휘말렸다. 이들로 인해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이 발생했다. KBO와 구단 자체 징계가 내려졌다.

박석민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이 4일부터 복귀가 가능하다. 총 97경기를 건너뛰었다. 오랜 기간이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들이 잊혀졌다, 복귀 시점이 되니 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복귀 타이밍에 또 다른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1군 코치 2명이 원정지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싸웠다. 한규식 코치가 후배 용덕한 코치를 폭행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한 코치는 즉시 퇴단 조치가 내려졌다. 왜, 어떻게 맞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용 코치 역시 추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믿기 힘든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술로 사고를 쳤던 선수들이 돌아온다니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기가 찰 노릇이다. NC 입장에서는 이 사건이 깨끗하게 해결될 때까지 박민우 등의 복귀를 미루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과 임선남 단장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선수들은 준비를 마쳤다"며 엔트리 등록을 시사했다.

결국 성적 때문이다. 여기서 더 처지면 이번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는 부담감이 이들을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아무리 사고를 쳤어도 선수 생명을 끊어버릴 것이냐, 주어진 징계를 다 소화했는데 경기장에서 뛰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을 하면 이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보는 이들이 불편하다. 타이밍도 최악이다. 이미 '알코올 구단'으로 낙인이 찍힌 가운데, 이들이 돌아와 만든 성적에 얼마나 좋은 의미가 부여될까.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이번 NC의 술판 논란과 선수들의 복귀 셈범이 너무 어렵기만 하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