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5회말은 너무 빨랐을까.
경기에 대한 평가는 결과론이긴 하지만 LG 트윈스에겐 5일 SSG 랜더스전서 5회말이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LG는 5일 잠실에서 열린 SSG전에서 0대2로 패했다. 단 3개의 안타밖에 치지 못하는 타격의 빈곤 속에 영패를 당했다.
SSG 선발 윌머 폰트에게 완전히 당했다. 최근 5경기 연속 7이닝 피칭을 하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던 폰트는 이날도 최고 153㎞의 묵직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투심 등으로 LG 타선을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LG도 이날 선발 임준형이 6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쳤기에 아쉬움이 컸다. 1위인 SSG를 상대로 스윕한다면 더욱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경기를 복기해보면 결국 5회말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0-2로 뒤진 2사후 문보경의 2루타와 이재원의 고의 4구로 1,2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다음은 9번 허도환. 타율 2할8푼6리(28타수 8안타)로 나쁘지 않지만 자주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타격감을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폰트와의 첫 대결에서 삼진을 당했던 터.
류 감독은 이날 선발로 허도환을 내면서 "오늘 게임 후반이 아니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대타 투입이 가능해지는 시점이 있다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계산을 하고 라인업을 짰다"라고 말했다.
5회말 2사 1,2루가 대타를 낼 수 있는 시점으로 보였다. 왼손 대타로 문성주도 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허도환에게 맡겼고, 결과는 헛스윙 삼진.
아쉽게도 6,7회엔 승부수를 띄울만한, 대타를 낼 만한 시점이 나오지 않았다. 8회말 공격 때 선두 9번 허도환 타석 때 문성주를 기용했다. 첫 타자 출루로 상위 타선에 찬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이었지만 문성주는 바뀐 왼손 투수 고효준에게서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결국 6회부터 9회까지 LG 타자 중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하고 패했다.
결과적으로 LG에 득점권 찬스는 5회 뿐이었다. 베테랑의 한방을 기대했던 류 감독으로선 대타를 아꺄둔 게 오히려 아쉽게 되고 말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