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런 투수가 있기 때문에 SSG 랜더스가 1위를 굳게 지킬 수 있다.
윌머 폰트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또 7이닝 호투를 펼쳤다. 폰트는 지난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1홈런) 7탈삼진 무4사구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안정적인 호투였다. 4회까지 팀 득점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폰트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4회초 선두타자 김인환에게 직구를 공략당해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넘긴 폰트는 다시 연속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고, 결국 SSG가 5회말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 투수 요건까지 갖췄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폰트는 투구수 98개로 완벽한 성적을 넘긴 후 물러났다. SSG가 4대2로 이기면서 시즌 7승을 챙겼다. 11일 기준으로 케이시 켈리(LG), 안우진(키움)과 더불어 리그 다승 공동 선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97까지 낮아지면서 김광현(SSG, 1.39)과 드류 루친스키(NC, 1.90)에 이어 3위다.
특히나 선발투수로서 폰트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록은 이닝 소화력이다. 폰트는 5월 7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7경기 연속 7이닝을 던졌다. 그중 최다 실점 경기는 5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기록한 3실점. 그 외는 모두 2실점 이내였다. 7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 행진이다.
SSG 구단으로는 2002년 이승호와 더불어 팀 최다 타이 기록에 해당한다. KBO리그 역사상으로는 정민철 현 한화 단장이 현역 시절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 기록을 가지고 있고, 류현진 현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한화 시절 11경기 연속을 기록한 바 있다. 아직 리그 최장 기록에는 못미치지만, 폰트가 단연 올 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 활약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1위팀이라고 해도, SSG 입장에서도 너무나 반가운 활약이다. '에이스' 김광현도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폰트가 자신의 몫을 해주면서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팀 분위기까지 살리는 최상의 결과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