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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복귀' 이강인의 빛나는 재능, 숙제도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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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센터로 돌아온 이강인(21·마요르카)은 확실히 빛났다. 이강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재능이다. 한국에선 흔히 볼 수 없는 테크니션으로 극찬을 받았다. 일찌감치 스페인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9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까지 받았다. 그는 늘 중심에 섰다. '두 살 위' 형들 사이에서도 '막내형'으로 불리며 중심을 잡았다.

그랬던 이강인이 변방으로 밀려났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했다. A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은 10년 정든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멀어지는 듯했다.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황 감독은 이강인의 재능을 눈여겨 봤다. 그는 유럽 현지로 달려가 이강인을 점검했다. 황 감독은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강인을 불러 들였다. 당시 황 감독은 "이강인은 측면보다 처진 스트라이커나 중앙 미드필더가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 가능한 중앙에 배치할 생각이다. 프리롤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수비는 조직적으로 해야한다. 공격만 하고 수비는 등한시하는 반쪽자리 선수가 되면 안 된다. 그런 부분들을 소통과 교감을 통해 이강인과 잘 맞춰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황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2021~2022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결전지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이강인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펄펄 날았다. 공수를 적절히 조율하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전반 31분엔 정교한 크로스로 한국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는 한국의 4대1 완승에 앞장섰다. 득점은 없었지만, 경기 MVP로 선정됐다. 그만큼 활약이 빼어났다. 베트남과의 2차전엔 부상 여파로 나서지 못했다. 태국과의 3차전에 복귀해 팀에 1대0 승리를 안겼다. 그는 늘 팀의 중심에 있었다.

일본과의 8강전 '키 플레이어'도 단연 이강인이었다. 일본 언론이 주목한 재능이었다. 일본을 상대로 선발 출격한 이강인은 압도적 재능을 발휘했다. 일본은 후지타 조엘 치마에게 이강인 전담 수비를 맡겼다. 혼자서는 막기 어려웠다. 이강인은 특유의 볼키핑 능력과 패스 센스를 보였다.

이날 이강인은 다시 한 번 천부적 재능을 뽐냈다. 상대 선수인 체이스 안리가 "(이강인은) TV에서 보던 선수였다. 지고 싶지 않았다. 이강인의 플레이를 직접 봤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수준이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강인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일본은 이강인을 막기 위해 안리까지 활용했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 강도가 높아지자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싸움에서 또 다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볼을 잡고 경기를 조율해야 할 이강인이 막히자 한국도 흔들렸다. 한국은 일본에 0대3으로 패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재능을 선보였고, 동시에 숙제도 명확해졌다. 이강인이 상대 압박에 흔들리면 경기는 쉽게 풀어낼 수 없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