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부동의 원톱' 황의조(30·보르도)가 완벽하게 살아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친선 A매치서 1골-1도움을 기록한 황의조를 앞세워 4대1로 이겼다. 벤투호는 이날 승리로 이번 6월 A매치 4연전을 2승1무1패로 마무리했다.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전반 16분,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롱패스를 김진수(전북)가 받아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황의조가 뛰어들며 멋진 헤더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2일 브라질전에 이어 이번 6월 A매치 4연전, 두번째 득점이었다. 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무득점으로 고생했던 황의조는 브라질전에서 1년여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고 이어 이집트전에서 또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세가 오른 황의조는 22분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뛰어들며 헤더로 연결했다. 이 볼은 김영권에게 연결됐고, 김영권은 멋진 다이빙헤더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날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손흥민과의 콤비플레이였다. 벤투 감독은 이번 4연전에서 'EPL 득점왕' 손흥민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활용 중이다. 황의조와의 공존을 꾀하고 있다. 지난 파라과이전에서도 둘은 투톱으로 나섰지만,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포메이션상으로는 나란히 섰지만 손흥민이 미드필드로 내려와 볼을 공급했고, 황의조는 원톱처럼 움직이며 볼을 받았다. 21분 황의조가 공간으로 뛰어들며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33분에는 손흥민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기도 했다.
황의조는 후반 33분 조규성(김천)과 교체될 때까지 전방에서 시종 날카롭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황의조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조규성은 39분 멋진 감아차기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추가시간에는 권창훈(김천)이 헤더로 쐐기를 박았다.
황의조는 이번 A매치 4연전을 통해 다시 한번 '부동의 스트라이커'임을 분명히 했다. 황의조는 최근 부진으로 인해 입지가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에서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하는 사이 조규성이 대표팀 원톱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보르도)에서의 활약도 좋지 못했다. 두자릿수 득점을 했지만, 후반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보르도는 2부리그로 추락했다.
절치부심한 황의조는 이번 6월 A매치에서 칼을 갈았다. 브라질전에 이어 이집트전까지 환상골을 터뜨리며, 이적을 추진 중인 자신의 진가를 알림과 동시에 자신이 벤투호의 가장 강력한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벤투 감독도 걱정을 덜었다. 이번 6월 A매치 최대 수확은 단연 '황의조의 부활'이다.
상암=김성원 박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