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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볼에 사과 안 하는 빅리그, 헤드샷에는 예의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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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아무리 '상남자의 리그' 메이저리그라도 헤드샷에는 예의를 갖췄다.

탬파베이 레이스 구원투수 제이슨 아담은 6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실투로 상대 타자 헬멧을 맞히고는 정중하게 사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문화의 차이가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 바로 '몸에 맞는 공'이 나왔을 때 상황이다.

KBO리그의 경우 투수가 타자의 부상을 유발하는 위험한 행동을 한 것으로 간주된다. 투수는 타자가 1루에 출루한 뒤 마운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길 기다렸다가 눈이 마주치면 '미안하다'는 행동을 취한다. 모자 챙을 살짝 만지면서 목례를 하는 경우도 있고 투수가 신인이거나 한참 어린 후배라면 아예 모자를 벗어 90도 폴더인사까지 한다.

이는 KBO리그에 처음 온 외국인선수들이 가장 이해를 하지 못하는 관행 중 하나라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적 앞에서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는 것이 프로 스포츠 선수의 미덕으로 여겨진다. 또한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 타자는 자동으로 출루한다. 부상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면 투수가 불리한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사과까지 해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헤드샷'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아담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펜웨이파크에는 폭우에 가까운 장대비가 쏟아졌다. 아담은 8-4로 리드한 9회초에 출격했다. 자렌 듀런과 롭 레프스나이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JD 마르티네즈와 잰더 보가츠를 삼진 처리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크리스티안 바스케즈를 상대했다.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7구째 체인지업이 완전히 빠졌다. 물기에 흠뻑 젖은 손과 공으로 정교한 컨트롤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은 베스케스의 머리에 꽂혔다. 그 순간 아담도 펄쩍 뛰면서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며 실투임을 인정했다. 즉시 타석으로 다가서며 바스케즈의 상태를 걱정했다.

이후에는 KBO리그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전개됐다. 아담은 바스케즈가 1루에 나가서 자신을 볼 때까지 기다렸다. 시선이 맞닿자 아담은 사과의 뜻을 전했고 바스케즈도 끄덕이며 받아줬다.

경기는 한편 아담이 2사 만루에서 트레버 스토리를 내야 뜬공으로 막아내며 탬파베이의 승리로 끝났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