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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역전승 KIA, 그러나…9회 뒷문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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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가 불안하다.

1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7회말 상대 불펜을 공략해 3점을 뽑은 KIA는 8회말 나성범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6-3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이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벤치를 바짝 긴장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1사 후 한화 상위타선을 맞은 정해영이 흔들렸다. 상대 1번 마이크 터크먼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어진 2사 1루에서 정은원에게 좌중안타를 맞았다. 이어 4번 김인환에게 볼 4개를 연달아 던졌다. 2사 만루. 곧바로 벤치에서 교체 사인이 내왔다.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을 내리고, 전상현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8연패 중이던 KIA는 주말 3연전을 쓸어담았다. 3경기 모두 5,6,7,8회 타선이 힘을 내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에 이어 중간계투가 뚝심있게 지켜준 덕분이다.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분위기 반등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3연전에서 2세이브를 추가한 정해영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잇따라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걱정을 샀다.

3연전 첫날인 8일에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9회초 5-3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상대 5번 하주석이 친 타구가 총알처럼 뻗어나가 좌중간 쪽으로 날아갔다. 발 빠른 중견수 김호령이 호수비로 타구를 걷어내지 못했다면, 연패가 계속 이어질 수도 있었다.

9일 경기 때도 그랬다. 5-6 1점차 리드 상황에서 9회초 등판했다. 선두타자를 안타로 내보내고 볼넷을 내줘 이어진 2사 2루. 상대 3번 정은원이 친 타구가 좌익 선상으로 날아갔다. 최소 2루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좌익수 이우석이 좌익 선상 쪽으로 다이빙을 해 타구를 잡았다. 빠졌다면 주자 2명이 모두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3연전에 모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2세이브, 평균자책점 '0'다. 완벽해 보이는 이 기록안에 불안이 담겨 있다. 2안타, 볼넷 4개를 허용했다. 제구가 흔들려 볼넷이 속출했다. 피출루율이 4할2푼9리나 됐다. 깔끔하게 틀어막지 못하고 위기를 자초해 어렵게 갔다. 결과적으로 팀 승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운이 따랐다고 볼 수밖에 없다.

김종국 감독은 연패 기간에 등판을 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세이브 상황이 오면 또 정해영을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10일 9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주전 마무리 투수를 내렸다. 정해영에 대한 굳건했던 신뢰가 살짝 흔들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KIA는 전반기 LG 트윈스와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주말 3경기 연속 역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정해영이 굳건하게 뒷문을 지켜줘야 한다. 더구나 상대는 KIA가 연패로 몰았던 꼴찌 한화와 완전히 다른 팀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