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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 구자욱도 나왔는데… 팽팽하던 올스타전 향방 바꾼 '오승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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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스타 베스트로 뽑힌 선수들은 잠깐이라도 출전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40주년 기념 올스타전에도 부상 이탈 중인 삼성 야수 김지찬 구자욱 등이 선발 출전해 각각 2타석 씩을 소화했다. 일부 팬들은 김지찬의 출전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출전을 못한 선수는 드림팀 마무리로 뽑힌 삼성 오승환이었다.

9회 SSG 서진용이 2사 후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오승환은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박용택 해설위원과 편을 나눠 드림팀을 응원하던 유희관 해설위원이 "아니 왜 오승환 선수는 불펜이 아닌 벤치에 있나요"라며 등판을 원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3-3 동점 상황. 연장승부를 염두에 둔 포석일 거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드림팀 마지막 남은 카드 오승환은 승부치기 상황이던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10번째 투수에 대한 벤치의 선택은 포수 김민식이었다. 깜짝 등판한 김민식은 2사까지 잘 잡았지만 정은원에게 결승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실상 예견된 실점이었다. 김민식은 올스타전 최대 화제 선수가 됐지만 오승환 등판 불발과 함께 팽팽하던 승부는 순식간에 기울고 말았다. 그 덕분에 뒤늦게 교체출전한 정은원이 MVP에 오를 수 있었다. 올스타전 구도가 확 바뀐 셈. 오승환은 왜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을까. 평소 책임감 강한 성격으로 미뤄볼 때 잠시 올라가 단 1구라도 던지고 내려올 스타일.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삼성 측은 "당일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경기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그래서 이강철 감독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경기에 빠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죽하면 베스트에 뽑히고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을까.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100% 실전 컨디션이 아닌 김지찬도 출전했던 상황.

물론 타자와 투수는 다르다. 투수의 경우 좋지 않을 때 마운드에 오르면 상태가 크게 악화될 위험도 있다. 가뜩이나 오승환은 전반기 막판 오른 발목 통증에 시달려 온 터. 전반 막판 부진은 발목 통증 여파도 있었다.

걱정되는 건 당장 22일 부터 재개될 후반기다.

오승환이 버텨주지 못하면 구단 역사상 최장 11연패 중인 삼성은 암담해진다. 가뜩이나 허리가 약한 팀으로선 마무리 마저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할 경우 반등을 꿈꾸기 어렵다.

하루 빨리 오승환이 제 컨디션을 회복해야 할 이유다. 우려의 시선을 딛고 브레이크 동안 컨디션을 조율해 돌아올 수 있을까. 절체절명 삼성은 '만약'을 허용할 여유가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