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 전반기 최대 화두는 투수의 투구 스피드였다.
외국인과 토종, 신인 투수 할 것 없이 강속수 투수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스피드 전쟁이 벌어졌다. 전반기에 스피드로 화제를 모은 파이어볼러는 누가 있었을까.
대표적인 투수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다. 안우진은 최고 150㎞대 후반의 직구를 앞세워 KBO리그를 점령했다. KBO에 의뢰해 직구 및 투심(싱커) 구속 자료를 받아봤다. 안우진의 올시즌 직구 구속은 최고 157.5㎞, 평균 152.5㎞로 나타났다.
안우진은 지난 6월 17일 고척스카이돔 LG 트윈스전에서 159㎞, 6월 2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삼성전에서 160㎞를 각각 찍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으로 공식 기록으로 보기는 어렵다. 구장마다 측정 위치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된 측정 시스템이 필요한데, KBO가 전구장에 설치한 투구추적시스템(PTS) 기준으로 안우진의 전반기 최고 구속은 157.5㎞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그는 이 공을 4월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회초 안치홍을 상대로 던졌다. 안우진은 같은 구속의 직구를 6월 11일 KIA 타이거즈전 2회말에 이창진에게도 구사했다.
그는 전반기에 17경기에 등판해 10승4패, 평균자책점 2.02, 125탈삼진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2위, 투구이닝 공동 4위다. 내년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두산 베어스 로버트 스탁이 단연 돋보였다. 스탁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8.1㎞, 평균 152.0㎞로 나타났다. 스탁은 드물게 투심도 구사하는데, 지난 6월 7일 한화 이글스전 4회 권광민에게 던진 158.2㎞ 투심이 KBO리그 전반기 최고 구속이다. 스탁은 전반기 최고 구속 톱10 가운데 7개를 구사해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군림했다.
그는 전반기 18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6패, 평균자책점 3.21, 90탈삼진을 기록했다. 빠른 공과는 별개로 제구력은 톱클래스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9이닝 볼넷 비율이 4.51개, WHIP 1.59, 피안타율 0.264였다. 세 수치 모두 리그 평균보다 높다.
신인 투수 중에서는 한화 문동주가 강속구를 자랑했다. 최고 156.0㎞, 평균 151.8㎞를 나타냈다. 하지만 10경기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56, WHIP 1.4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6월 9일 두산 베어스전서 오른쪽 겨드랑이 뭉침 증세가 나타나 며칠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 과제도 분명하게 확인했다. 2003년생인 그는 구속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전반기 최고 구속은 스탁이 기록했지만, 평균 최고 구속은 스탁도, 안우진도 아니었다. SSG 랜더스 2년차 우완 불펜 조요한이 153.3㎞로 최고 평균 구속을 나타냈다. 그는 전반기 18경기에서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