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벤투호가 팀의 막내와 캡틴의 골을 앞세워 동아시안컵에서 2연승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과의 2차전에서 전반 17분에 터진 '막내' 강성진(서울)의 선제골과 후반 29분에 나온 '캡틴' 홍 철의 쐐기골, 그리고 후반 41분 강성진의 이날 두 번째 골을 앞세워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벤투호는 지난 20일 중국전(3대0)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과감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중국과의 1차전에 나왔던 선수들을 모두 빼고, 11명 전원을 교체했다. 대표팀의 젊은 피들에게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는 홍콩전을 맡긴 것이다. 조영욱이 최전방에 나왔고, 송민규 김진규 이기혁 강성진이 2선에 배치됐다. 김동현이 중앙 미드필더, 홍 철 이재익 박지수 김문환이 포백을 맡았다. 골문은 송범근 키퍼가 맡았다. 이기혁과 김동현 송범근은 이날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킥오프 직후, 벤투호는 자주 패스 미스를 범하며 좋은 찬스를 놓쳤다. 전반 9분, 홍 철의 크로스를 조영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문 위로 날아갔다. 그러나 전반 17분 화끈한 선제골이 '대표팀 막내'의 왼발에서 터져나왔다. 중앙 진영에서 홍콩의 공을 가로 채 곧바로 역습으로 올라갔다. 아크 정면에서 공을 이어받은 '막내' 강성진이 원터치 트래핑 후 곧바로 왼발 강슛을 날렸다. 상대 수비 발에 살짝 맞은 공이 굴절되며 크로스바 아래쪽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강성진의 A매치 데뷔골이자 한국 대표팀 A매치 최연소 득점(19세120일) 순위 11위 기록이었다. 10위 박지성(19세103일)보다 17일 늦었다.
선제 득점 이후 한국은 계속 홍콩을 몰아붙이며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30분 강성진의 오른발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김문환이 골 에이리어 부근에서 날린 슛이 홍콩 골키퍼에게 막혔다.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채 전반이 1-0으로 끝났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지수와 김문환을 빼고, 조유민과 백승호를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홍콩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침체되어 가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캡틴' 홍 철이었다. 홍 철은 후반 29분 김진규(전북)가 후방에서 앞으로 길게 빼준 공을 이어받아 번개같이 홍콩 문전으로 쇄도했다. 골문 좌측 앞까지 뚫고 들어간 홍 철은 오른발 강슛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뚫었다. 홍 철이 A매치 데뷔 11년 5개월, 45경기만에 터트린 데뷔골이었다.
여유를 되찾은 벤투호는 강성진의 멀티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에 중거리 슛으로 A매치 2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트린 강성진은 후반 41분 골문 좌측에서 홍 철이 올린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 슛으로 연결해 이날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벤투호 신데렐라'의 탄생을 알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