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로 쫓기던 5회말.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양현종이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한화 이글스 선두타자 마이크 터크먼에게 우익수쪽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노수광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잡은 양현종이 1루로 던진 공이 살짝 비켜갔다. 송구 실책으로 무사 1,3루. 상대 3~5번 클린업 트리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위기를 양현종은 침착하게 이겨냈다. 3번 노시환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4번 김인환, 5번 하주석을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팽팽한 긴장감을 단숨에 걷어냈다.
양현종이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4안타 3실점 호투를 했다. 4대3 1점차 승리의 발판을 놓고, 5경기 만에 시즌 11번째 승리를 거뒀다.
선발진의 핵심전력인 양현종은 최근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8월 4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66. 이 기간에 한번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22⅓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 4개, 피안타율 3할9리를 기록했다. 순위싸움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난조를 보였다.
부진의 시작이 8월 첫 경기, 지난 4일 한화전이었다. 그날 5⅓이닝 동안 9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8월의 마지막 날, 다시 한화를 만났다. 30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등판이 하루 미뤄졌다. 하지만 예전처럼 씩씩하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1회초 타선이 4점을 뽑아 어깨를 가볍게 했는데도 그랬다. 2회말 김태연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4회말 다시 김태연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3-4.
양현종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위기를 이겨냈다. 6회말 안타 1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경기 만에 퀄리트 스타트를 기록했다. 최근 불안했던 KIA 불펜은 5명이 나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