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누가 뭐래도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다. 만약 '한국판 사이영상'이 마련됐다면 그 주인공이 돼도 손색없다.
25경기에 선발등판한 안우진은 165이닝을 투구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2.13, 186탈삼진, WHIP 0.95, 피안타율 0.187을 마크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SSG 랜더스 김광현(136⅓이닝, 1.85)에 이어 2위인데, 0.28의 차이와 압도적인 투구이닝 등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액면 이상이다.
탈삼진과 피안타율은 압도적 1위이며, WHIP는 SSG 윌머 폰트(0.92)에 이어 2위다. 다승 부문서 공동 5위로 다소 처질 뿐, 선발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부문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탈삼진이다. 2012년 류현진 이후 12년 만에 토종 투수 200탈삼진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우진은 1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올해 4번째다.
안우진은 남은 시즌 최소 5번 등판할 수 있다. 14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는 건 시간 문제다. 경기당 평균 6.6이닝을 던져 7.44탈삼진을 올린 페이스를 적용하면 앞으로 37탈삼진을 보태 223탈삼진을 마크, 2012년 류현진이 올린 210탈삼진도 넘어설 수 있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은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가 지난해 올린 225개다. 미란다는 작년 28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안우진이 욕심을 낸다면 미란다의 최다 기록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탈삼진 능력을 나타내는 9이닝 평균 수치(K/9)가 올시즌 안우진은 10.15로 역대 8위다. 작년 미란다는 11.66개로 이 부문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안우진은 투구이닝서 작년 미란다(173⅔이닝)에 훨씬 앞선다. 앞으로 5경기에서 35이닝을 보태면 200이닝 고지도 점령할 수 있다. 많은 이닝을 던질수록 탈삼진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안우진은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와 140㎞대 중반의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도 압도적인데, 130㎞ 안팎의 커브도 수준급 가치를 보이고 있다. 전날 한화전서 잡은 삼진 10개의 구종별 분석을 보면 직구 4개, 커브 3개, 슬라이더 2개, 체인지업 1개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