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이정용이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이정용은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1-0으로 앞선 7회말 2사 1,3루서 구원 등판해 뼈아픈 동점타를 허용했지만 8회말 위기를 넘기며 2대1의 승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후배인 김윤식이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등판해 동점을 주는 바람에 후배의 승리가 날아갔다. 불펜 투수로서 이것 만큼 미안한 순간이 없다. 이정용도 그랬다.
이정용은 대타 김민혁에게 동점 우전안타를 맞은 상황을 복기하며 "내 직구를 믿고 공격적으로 던졌는데 그게 좀 가운데로 몰렸던 것 같다"면서 "너무 아쉽고 우리 고생한 동생들에게 진짜 미안해서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8회초 문보경의 솔로포로 2-1로 앞선 상황에서 8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은 선두 조용호에게 행운의 2루타를 허용했다. 조용호에겐 행운이었지만 이정용과 오지환에겐 불운한 안타였다. 조용호가 치려다가 멈춘 순간 공이 배트에 맞고 3-유간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유격수 오지환이 달려와 오른손으로 맨손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이 오지환의 손을 비켜갔고, 좌익수까지 굴러가며 2루타가 됐다. 이어 희생번트로 1사 3루에서 KT의 중심인 강백호와 박병호를 만났다.
강백호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플라이로 잡았고, 박병호 역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정용은 "지환이 형에게 웃어보이려고 했는데 지환이 형이 나를 안보고 표정이 안좋으셨다. 그래서 내가 진짜 이걸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헌호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어렵게 승부해도 된다고 하셨고 나도 어렵게 승부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기가 막히게 떨어진 슬라이더가 압권. 이정용은 "최근 슬라이더가 안좋았는데 경기전 캐치볼할 때 김광삼 코치님게서 직접 포인트를 잡아주셨다. 타점을 헷갈려했는데 그 부분을 잡아주셔서 내가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었다"라며 김 코치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