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2011년 8월. 한화 이글스 김승연 구단주가 잠실구장을 찾았을 때 한화 팬들이 당시 일본에 있던 김태균을 잡아달라고 연호하자 김 구안주가 "꼭 잡아줄게"라고 확답을 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리고 한화는 그해 겨울 김태균을 1년 15억원에 계약을 했다.
큰 몸값의 선수 영입은 구단주 보고까지 올라간다. 큰 돈을 써야하는 만큼 구단주의 허락이 필요한 부분이다.
올시즌 후 열리는 2023 FA시장이 구단주의 자존심싸움이 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역대급 포수 전쟁이 예고되면서 뺏기지 않으려는 팀과 뺏으려는 팀의 전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먼저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에 읍소하기 시작했다.
NC는 올시즌이 끝나면 8명이나 FA 시장에 나온다. 포수 양의지를 필두로 2루수 박민우, 유격수 노진혁, 외야수 권희동 이명기, 투수 이재학, 원종현, 심창민 등이 나온다. 양의지와 박민우 노진혁 등이 큰 선수로 분류된다. 특히 여전히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는 여러 팀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NC로선 이들을 뺏긴다면 그동안 쌓아온 전력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FA 당사자가 먼저 구단주님을 찾았다. 양의지는 FA 얘기가 나오자 "우리 구단주님은 확실히 지원해 주시니까 편하게 하겠다"라고 했다. 김택진 구단주가 화끈하게 쏘길 바란다는 뜻.
좌완 투수 구창모도 구단주에게 부탁했다. 구창모는 "양의지 선배도 많은 의지가 되지만, 뒤에 든든한 형들(박민우 노진혁)이 있는 게 크다. 내야에서 한 축을 잡아주는 형들이니까 내년에도 제발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 구단주님께서 제발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다른 구단에서는 이러한 공개적 발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FA 시장이 시작되면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구단주님에 공개 부탁을 하는 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롯데의 경우 당장 포수 FA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때 포수 최대어인 김범석(경남고)이 아닌 내야수 김민석(휘문고)을 뽑아 모두를 놀래켰던 롯데는 시즌 후 포수 FA를 영입하기 때문에 김범석을 찍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팬들에겐 신동빈 구단주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SG의 경우 '용진이형' 정용진 구단주가 지난 시즌 후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 등을 비FA 다년 계약을 하며 큰 투자를 했고, 팀은 투자에 걸맞게 올시즌 개막전부터 현재까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허나 전력 보강엔 1위 팀도 예외가 없다. 이재원과 김민식이 있지만 포수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 이재원이 두번째 FA가 되지만 올해 포수 FA 4인방인 양의지 박동원 박세혁 유강남 등에 대한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시즌이 끝난 뒤 FA시장에서 어느 구단주가 화끈한 투자를 할까.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직접 구단주님을 외치고 있다. 그만큼 FA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