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금호고 1학년이던 2007년 유소년 축구 유학 프로젝트에 선발돼 영국 왓포드 유스 팀에서 1년간 성장했던 백성동(32)은 한국 축구의 테크니션 계보를 잇는 미드필더로 주목받았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탄탄한 기본기와 드리블 능력 그리고 출중한 축구센스를 갖추고 있었다. 2011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백성동은 이듬해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특히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멤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일본 사간도스와 V바렌 나가사키(임대)를 거쳐 2017년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소속 팀은 K리그2(2부)에 있던 수원FC이었다. 데뷔 시즌 8골-4도움으로 맹활약한 백성동은 2020년 경남FC로 둥지를 옮겼고, 지난해 FC안양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야말로 안양의 핵심 자원이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35경기에 출전, 5골-1도움을 기록했다. 안양의 K리그2 플레이오프(PO)행을 이끌었다.
꾸준한 활약 덕에 백성동은 K리그 유턴 6년 만에 처음으로 1부 무대에서 뛰게 됐다. 포항은 지난 4일 백성동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스포츠조선 2022년 12월 15일 단독 보도>
김기동 포항 감독은 2022시즌 말부터 백성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강원FC와의 K리그1 최종전이 열렸던 지난 10월 23일 먼저 벌어진 경남-안양의 K리그2 PO전을 TV로 시청하며 백성동의 경기력을 체크했다. 당시 "포항으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보이느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백성동"이라고 얘기했던 김 감독이었다.
백성동은 김 감독에게 '천군만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기존 측면 공격수 임상협(35)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선수에 대한 1년 연장 옵션을 가지고 있던 포항은 구단 내 만 35세 이상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관행을 깨고 나쁘지 않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임상협은 FC서울로 이적했다. 또 '포항 메시' 이광혁도 수원FC로 둥지를 옮기면서 꾸준히 관찰한 백성동을 발빠르게 영입하지 않았다면, 공격력 공백이 생길 뻔했다.
백성동은 '재활공장장' 김 감독의 지도 하에서 더 큰 날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2019년 4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뒤 포항 출신 베테랑들을 영입해 부활시켰다. 신진호 임상협 신광훈 김승대 등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베테랑들을 살렸다. 또 이승모 고영준 이수빈 같은 '젊은 피'들과 신구조화를 이뤘다. 그런 면에서 백성동은 2023년 또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