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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교통사고 母잃은 금쪽 동생 "엄마 대신 내가…사고 나서 미안해" 애써 밝은척 ('금쪽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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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엄마를 잃고 은둔하던 금쪽이가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7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영재반 우등생에서 은둔 생활을 시작한 중2 아들'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방송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9개월째 은둔 중인 금쪽이의 사연이 공개되고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솔루션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며 긴급 SOS를 보낸 아빠가 또 한 번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아빠는 "금쪽이가 방송 출연 이후 딱 하루 등교에 성공해 유급을 면하긴 했다. 너무 기뻤다"라면서도,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활동할 의지가 부족하고, 방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아빠의 긴급 제보 영상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갑작스럽게 솔루션을 거부하며, "할 수 있다는 희망 고문하지 말아 주세요", "평범한 사람이 되는건 글렀다"라며 솔루션을 거부한 채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아빠는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를 사전에 상의도 없이 만나겠다"는 상황을 설명하며, 새벽 5시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기차표를 끊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다음 날, 아빠는 금쪽이에게 묵혀둔 감정을 표출하자고 제안했지만 "난 잘 살고 있는데?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다"라는 답을 했다. 이에 아빠는 일부러 엄마의 사고 영상을 보여주며, "너는 분하지도 않니? 엄마가 불구덩이 속에서 타고 있는게 아무렇지도 않았어?"라며 토로했다. 그럼에도 금쪽이는 "많이 슬펐어요 저도"라는 말을 할 뿐 무덤덤한 표정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사람마다 '방어 기제'가 다르다. 금쪽이의 방어 기제는 '격리'다. 너무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루지 못해서 무인도에 떨어뜨려 둔다"면서 "이것이 마치 힘든 감정이 없다고 착각을 하게 될 수 도 있다"고 주의했다. 또한 온라인 친구를 만나는 것에 대해 "금쪽이와 상담했을 때 학교를 가기 힘든 이유가 현실을 직면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친구들이 괜찮아'라고 묻는 것이 힘든 것이다"라면서 "오히려 온라인 친구는 부담감이 적을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건 건강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쪽이는 연극치료를 받았다. 무덤덤 하던 금쪽이는 엄마와의 갈등이 눈 앞에 펼쳐지자 몰입했다. 특히 금쪽이가 장례식장에서 엄마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를 연기하자,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라는 질문에, 금쪽이는 "잘못했던 것들 다 죄송하고 제 앞에 와주셔서 감사해요"라며 "열심히 할 테니까 잘 지켜봐주세요"라고 이야기했다.

연극치료 다음 날, 금쪽이는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동생과 피아노를 치고 마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그런데, 다음날 또다시 무기력한 금쪽이로 돌아왔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환기효과로 에너지를 얻었다. 모든 에너지를 다 꺼내 쓰고 방전이 된 상태다"면서 "앞으로 이런 과정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겪어야 할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치 희망 고문을 하듯이 아빠를 들었다 놓는 금쪽이의 진짜 속마음을 궁금해 하는 아빠와 패널들에게 "금쪽이는 여전히 우울한 상태다. 하루 아침에 좋아질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우울증의 종류는 외인성과 내인성이 있다. 금쪽이는 외부의 요인으로 생긴 외인성 우울증이다. 금쪽이의 경우 엄마의 사망은 엄마를 환생시킬 수 없으니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둘째의 발레 학원을 찾은 아빠. 둘째는 아빠에게 머리를 묶어달라고 부탁하지만, 서툰 솜씨에 어찌할 줄 모르는 아빠를 답답해하던 둘째는 능숙하게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는 주변 엄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바로 그때, "STOP"을 외친 오은영은 "둘째가 걱정이 되는 면이 있다"라며 사고 현장에 같이 있었다는 것, 오롯이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둘째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했다.

이에 아빠는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해맑다"면서도 "잠 잘 때 많이 우울해 한다. 엄마를 많이 찾는다. 이제 많이 좋아졌는데, 본인도 삼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아빠는 "엄마 대신 내가 없었으면 어땠을 것 같아?", "왜 하필 우리 엄마냐고"라며 죄책감의 고통에 있는 둘째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오은영 박사는 사고 이후 생존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며, 죄책감을 덜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빠는 금쪽이와 둘째에게 집안에 남은 엄마의 흔적을 추억해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단도직입적으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 엄마 관련된 걸 너무 많이 했어요"라고 거절, 산책을 가자는 제안도 "전 아빠랑 같이 나가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한 뒤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오은영 박사는 "이번엔 '하지 않겠다'고 회피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내면의 힘이 극복이 되고 있다"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보통은 논리적으로 극복하라고 설명하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은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이 고통스럽고 감당이 안된다. 이럴땐 깊은 공감이다 필요하다"면서 "누구보다 금쪽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아빠가 감정의 톤을 맞춰서 같이 가셔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둘째는 "12살 오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속상해. 왜냐면 아빠가 힘들어 하거든. 아빠가 힘들어하는거 보면, 기분 좋은거 생각하면서 참아"라며 속마음을 밝혀 아빠를 또 한번 오열하게 했다. 그러면서 "무섭고 불안한게 뭐야?"라는 질문에 "술 먹고 운전해서 차 박은사람이 제일 싫어"라며 사고를 기억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둘째는 엄마에게 "그‹š 사고나서 미안해. 엄마 미안해. 아빠말 잘 들을게"라며 하고 싶은 말을 전해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아빠에게 "100점 만점에 200점이다. 너무 잘 하고 계신다"라며 "'아파도 다시 한 번 걱정말아요' 꾸준한 애정표현이 꼭꼭 얼어붙인 금쪽이의 마음을 녹일거다"라는 금쪽 처방을 내렸다.

한편 추가 솔루션 후, 공간 분리 프로젝트를 했다. 금쪽이가 자는 침대 방과 게임방송, 피아노를 연주하는 방을 분리했다. 금쪽이는 아침에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옆방으로 출근,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아빠는 금쪽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긴 영상 편지를 보여줬다. 이에 금쪽이는 기타를 메고 학교 밴드부 오디션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또한 아빠와 계단을 오르며 운동하고, 몸을 씻고 조금식 일상의 모습을 회복해 나갔다.

마지막으로 금쪽이는 인터뷰에서 "무거운 짐이 있었다면 조금씩 내려 놓는 느낌이다"라며 "조금씩 하다 보면 언젠가 제가 하고 싶은 거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