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인심이 후하다. 무려 11명의 빅리거가 WBC 대표팀에 차출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소속 우완 투수 닉 마르티네즈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클레이튼 커쇼의 대체 선수로 WBC 미국 엔트리에 합류했다. 마르티네즈는 원래 관심 명단에 포함된 선수였다. 최종 엔트리 확정 전에, '정규 시즌 준비'를 이유로 차출을 거부했고 30인 엔트리에 승선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의 '에이스'를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커쇼가 보험 문제로 WBC 출전이 불발되면서, 미국 대표팀이 마르티네즈를 설득했고 승선이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샌디에이고 소속 빅리거 가운데 11명째 선수가 대표팀에 차출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카고 컵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과 함께 대표팀 차출 인원이 가장 많은 구단 중 하나다.
빅리거들이 11명이고, 마이너리거들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특히나 2023시즌 샌디에이고의 핵심 전력이 될 선수들까지 대거 포함돼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선발의 핵심인 다르빗슈 유(일본)는 물론이고, 매니 마차도와 넬슨 크루즈, 후안 소토, 루이스 가르시아(이상 도미니카공화국), 세스 루고(푸에르토리코), 잰더 보가츠(네덜란드), 내빌 크리스맷, 훌리오 테헤란(이상 콜롬비아) 그리고 한국 WBC 대표팀에 선발된 김하성까지. 상당수가 샌디에이고의 주축 선수들이다.
MLB 사무국이 어느때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하는 이번 WBC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입장에서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수술 이력을 이유로 최종 합류가 불발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최지만이나 최종 엔트리 선발이 유력했던 다수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들이 소속팀의 반대를 이유로 발탁되지 못한 것을 봐도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정규 시즌 개막 직전에 열리는 대회인만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자칫 부상을 입을 경우, 시즌 초반 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빅리거들의 대표팀 차출을 허용해주고 있다. 특히 다르빗슈는 '베테랑 대우'를 확실히 받아 다른 빅리거들보다 훨씬 빨리 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관대한 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