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83년 2월 20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게재된 저스틴 벌랜더(뉴욕 메츠)의 생일이다.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 마나킨-사보에서 태어났다.
벌랜더보다 나이가 많은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는 리치 힐(피츠버그 파이어리츠)과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뿐이다. 힐은 1980년생, 웨인라이트는 1981년생이다. 한국시간으로 따지면 21일이 벌랜더가 만 40세가 된 날이다.
벌랜더의 40번째 생일을 맞아 MLB.com이 '벌랜더를 위한 나이 40: 300승을 겨냥하다'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를 쓴 마이크 루피카 뉴욕데일리뉴스 기자는 '건강한 벌랜더는 300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지금 메츠 소속이고, 타이거스 시절 동료 맥스 슈어저와 다시 뭉쳤다. 벌랜더는 그의 커리어에서 늘 그랬듯 지금도 건강하다. 선발로 등판해 이닝 후반도 이닝 초반처럼 압도적'이라며 '40세란 나이는 그저 과속방지턱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을 펼칠 뉴욕의 가장 큰 무대로 들어섰다'고 표현했다.
벌랜더는 2020년 9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1년 5개월여 재활에 몰두한 뒤 2022년 복귀한 그는 생애 세 번째 사이영상이라는 결실을 이끌어낸다. 28경기에 선발등판해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 185탈삼진을 기록했다. 8월말 오른쪽 장딴지 부상으로 2주간 쉰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건강했다.
시즌 후 벌랜더는 원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남은 2500만달러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했다. 사이영상 투수가 연봉 2500만달러에 매달릴 이유가 없었다. 2년 8666만달러를 제시한 메츠의 손을 잡았다. 나이 마흔의 투수는 어차피 3~4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불가능했다. 다만 메츠는 평균연봉을 전체 1위인 슈어저에 맞춤으로써 공동 에이스 예우를 해줬다.
그는 지난 19일 슈어저와 나란히 불펜에 올라 캠프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벅 쇼월터 감독이 지켜봤다. 쇼월터 감독은 "불펜을 떠나면서 '아 그래서 그랬군'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빅리그 18년 베테랑의 뭔가를 보고 뒤늦게 깨달은 게 있던 모양이었다.
루피카 기자에 따르면 짐 리랜드 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감독은 지난해 12월 메츠가 벌랜더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듣고 쇼월터 감독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리랜드 전 감독은 "당신 말(horse)을 드디어 가졌군. 그냥 그가 마차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지켜보기만 하게. 당신도 좋아할거야"라고 말해줬다는 것이다.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벌랜더는 작년 11월 사이영상 수상 소감에서 "지금의 이 여행을 즐기려 했을 뿐이다. 현재에 충실하며 매 순간 감사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시간은 나에게서 언제나 떠나가는 것 아닌가"라면서 "젊었을 때는 모든 게 뜻하는 대로 되니 내 뜻대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대 시절과는 달리 나이가 들면서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깨달았음을 말함이다. 벌랜더는 작년 직구 구속이 최고 99.3마일, 평균 95.0마일을 찍었다.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은 2019년 직구 평균 구속이 94.6마일이었으니 오히려 늘었다.
300승까지 56승이 남았다. 역대 주요 투수들의 40세 이후 승수를 보면 필 니크로가 121승, 그렉 매덕스가 70승, 워랜 스팬이 75승, 놀란 라이언이 71승, 랜디 존슨이 73승, 로저 클레멘스가 61승이다.
앞으로 3년이 걸릴지, 4년이 걸릴지, 아니면 그 전에 은퇴할지 알 수 없지만, 벌랜더는 300승을 이룰 마지막 투수로 역사에 남을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