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토트넘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54·이탈리아 출신)의 결별 임박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콘테 감독의 다음 행보를 두고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여전히 젊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콘테 감독이 바로 다음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로 EPL에서 일하기 보다는 모국 이탈리아 클럽들의 러브콜을 예상했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를 인용한 '스포츠 위트니스'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세리에A에서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 세리에A 클럽은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AS로마 등이다. 유벤투스는 콘테 감독이 돌아갈 수 있는 이탈리아 클럽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이미 유벤투스에서 두번이나 지휘봉을 잡았다. 그 곳에서 세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두번의 이탈리아 슈퍼컵 정상에 올랐다. 현재 알레그리 감독이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한다. 시즌 중간에 승점 감점을 당했고, 현재 유벤투스는 7위로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유벤투스 경영진이 알레그리의 거취를 결정한다면 콘테 감독과 가장 먼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 매체는 전망했다.
콘테 감독에 대한 관심은 유벤투스 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 연고 명문 인터밀란과 AC밀란도 콘테에 대한 관심을 늘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밀란은 콘테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 직전 사령탑을 맡았던 곳이다. 리그 우승 이후 인터밀란 경영진과 상호합의하에 결별했다. 현재 인터밀란 사령탑은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다. AC밀란은 현재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엔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을 지 불확실하다.
콘테 감독을 영입할 수 있는 마지막 이탈리아 클럽은 AS로마라고 한다. 현 로마 사령탑은 무리뉴 감독이다. 그는 로마에서 비교적 일을 잘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유럽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무리뉴 감독과 로마 경영진이 선수 영입을 두고 갈등의 소지가 남아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여름 선수 이적 시장에서 경영진이 화끈하게 돈(영입 자금)을 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경영진이 반대할 경우 무리뉴 감독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로마 구단은 가장 먼저 콘테와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콘테 감독이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로마 이상의 세리에A 클럽과 사인하기 위해선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전제가 깔린다고 한다. 요즘 이탈리아 클럽들은 EPL 보다 더 많은 연봉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콘테 감독의 현재 연봉은 1700만유로(약 239억원)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선 콘테 감독이 토트넘과 결별하더라도 바로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인터밀란과 2021년 5월말 결별 이후에도 공백기를 가졌다. 여러 빅클럽들이 접촉했지만 휴식을 취한 후 2021년 12월 '소방수'를 찾은 토트넘과 계약했다. 당시 토트넘과의 계약은 올해 6월말까지다.
앞서 영국 매체들은 콘테 감독과 토트넘의 결별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폭발한 콘테 감독이 '결국 선을 넘고 말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콘테 감독이 불에 기름을 퍼부은 모양새다. 지난 주말, 사우스햄턴 원정서 3대3으로 비긴 후 기자회견에서 폭발했다. 토트넘 선수와 구단을 향해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토해냈다. 그는 "선수들이 이기적이다"고 비난했다. 콘테 감독은 그동안 선수탓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작심한 듯 쏘아붙였다. 또 토트넘 구단의 고위층을 향해서도 비난했다. 콘테 감독의 기자회견 이후 토트넘 선수들 중 일부에서도 콘테 감독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불평의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내분의 시발점은 토트넘의 최근 경기력에서 출발한다. 팀 퍼포먼스의 기복이 너무 심했다. 3월 들어 울버햄턴 원정에서 0대1로 졌다. 홈에서 노팅엄을 3대1로 제압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직전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3-1로 리드하다 경기 막판 16분을 남기고 2실점해 3대3으로 비겼다. 토트넘은 승점 49점으로 힘겹게 리그 4위를 지켰다. 3위 맨유(승점 50)와는 승점 1점차, 5위 뉴캐슬(승점 47)과는 2점차다. 그렇지만 맨유와 뉴캐슬이 토트넘 보다 두 경기를 덜 했다. 토트넘은 정규리그 톱4를 사수해야 다음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된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이미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그리고 리그컵에서 모두 탈락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우승이 마지막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