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장례지도사로 일을 하다 그만 두었다는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례지도사 2년 하다가 그만 두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장례지도사 2년 하다가 저번 주에 그만 두었다."며 "나는 이 직업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기계가 앞으로 사람의 직업을 대신한다고 하더라도 임종길을 사람에게 맡길지 기계에게 맡길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유족들은 사람 손을 택하기 때문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장례지도사를 선택하면서 주위에서 많은 걱정을 했다. 그 중에서 '매일 곡소리 들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정신적으로 괜찮을 것 같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래서 그 부분을 조심했다. 발인할 때 유가족 분들이 시신 지나가면서 울고, 마지막 말을 건넬 때에도 최대한 무시하고, 공적으로만 대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장례지도사 일이 적응된 이후 걱정했던 부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뜻밖의 부분에서 일어났다. 바로 A씨가 '감정이 무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감정이 무뎌지다 보니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감정 자체가 안 들기 시작했다."며 "염해야 할 시신들이 들어와도 그냥 고깃덩어리, 마네킹 같은 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고사 당하셔서 시신이 참혹한 상황을 봐도 귀찮은 일거리로 보이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에서 우는 소리, 싸우는 소리가 들려도 '시끄럽다'는 생각만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깨달은 A씨는 결국 장례지도사 일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이것을 내가 스스로 깨닫고는 무서워서 더는 일을 못 하겠더라. 그래서 그만두었다."며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막노동을 해도 장례지도사를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공적으로 대해서 저런 감정이 생긴 것 같다. 마지막 가는 모습을 정리해 준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할 수 있는 직업같다.", "블루오션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잘 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