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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하성의 등을 떠밀었나? 3만7491명과 나눈 감격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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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모처럼 열광적으로 응원을 보내준 홈 팬들과 커튼콜 무대를 가졌다.

김하성은 2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리며 8대3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하성이 홈런을 친 건 3-3 동점이던 5회말이었다. 샌디에이고는 1사 후 4번 잰더 보가츠와 5번 맷 카펜터의 우전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6번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수 직선아웃으로 물러났고, 7번 김하성이 이날의 세 번째 타석에 섰다.

상대 투수는 좌완 알렉스 영. 김하성은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86.7마일 체인지업이 한복판으로 어정쩡하게 떨어지자 그대로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겨버렸다. 발사각 22도, 타구속도 101.2마일, 비거리 353피트(107.6m)짜리 시즌 3호 홈런.

펫코파크 조명탑이 꺼지면서 전광판 주변에서 폭죽이 터져 나왔고, 그 속에서 김하성은 3만7491명의 홈팬들의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베이스를 돌았다.

먼저 홈을 밟은 보가츠와 카펜터의 환영을 받은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씌워준 솜브레로(멕시코 전통 모자)를 쓰고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다시 한 번 동료들의 홈런 세리머니를 만끽했다.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고 선수들이 자리를 잡는 순간에도 더그아웃 근처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마치 김하성이 나와서 화답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커튼콜 요청이다.

어쩔 줄 몰라하는 김하성을 밖으로 떠민 것은 팀내 최고참인 넬슨 크루즈였다. 크루즈는 김하성에게 뭔가를 얘기하며 그의 등을 2~3차례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상황을 간파한 김하성은 그제서야 밖으로 나와 양팔을 번쩍 들어 박수를 보내주는 팬들에게 답례했다.

김하성이 홈런포를 쏘아올린 것은 지난달 10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22일 만이다. 당시 김하성은 6-0으로 앞선 5회초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이날 홈런은 지난 4월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솔로홈런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 결승포였다.

김하성은 앞서 2-3으로 뒤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가 동점 득점을 올리며 이날 활약을 예고했다. 김하성은 풀카운트에서 산시내티 선발 루크 위버의 6구째 92.9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날렸다. 이어 트렌트 그리샴의 우측 2루타 때 홈을 밟아 샌디에이고는 3-3 동점을 이뤘다.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친 김하성은 타율을 0.222(90타수 20안타)로 끌어올렸고, 3홈런, 9타점, 9득점, OPS 0.685를 기록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3년 만에 통산 100타점을 돌파, 102타점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