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해리 케인이 토트넘 잔류로 가닥을 잡았다.
영국의 '더선'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케인은 맨유로의 이적을 둘러싼 강한 추측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에 남을 수 있다고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케인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마지막 날에도 빛났다.
그는 이날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멀티골(2골)을 터트리며 EPL에서 30호골을 기록했다. EPL 한 시즌 최다골(36골)로 골든부트(득점왕)를 거머쥐 엘링 홀란드(맨시티)의 그늘에 가렸지만 케인은 올 시즌 골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는 먼저 1970년 전설 지미 그리브스가 세운 토트넘 최다골(266골) 기록을 반세기 만에 허물었다. 토트넘 '원클럽맨'인 케인는 280골을 기록했다.
EPL 통산 득점 부문에서도 213골을 기록하며 웨인 루니(208골)를 넘어 2위에 올라섰다. 그의 위에는 이제 앨런 시어러(260골) 뿐이다.
케인은 또 올 시즌 26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38경기 시즌 동안 한 선수가 경기당 기록한 최다 득점이다. EPL 30골은 자신의 한 시즌 EPL 최다골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케인은 2017~2018시즌 30골 고지를 밟은 바 있다.
지구촌 최고의 해결사인 케인의 거취는 이번 여름이적시장 최고의 화제다. 맨유가 일찌감치 케인 영입전에 뛰어든 가운데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도 가세했다. 케인은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하지만 케인은 정중동이다. 그는 리즈전 후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에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이적설은 축구선수 삶의 일부다. 특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때 더 그렇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나는 올 시즌에만 집중했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제 멋진 휴가를 갖는 것과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물론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이 정도 규모의 클럽이 8위에 그쳐선 안된다. 노력해야 할 것이 많다. 우리는 휴가를 즐기면서 어떻게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이날 리즈를 4대1로 대파했다. 케인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손흥민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24분에는 페드로 포로의 어시스트를 받아 팀의 세 번째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올 시즌 EPL에서 8위에 머물며 다음 시즌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출전도 좌절됐다.
하지만 케인은 토트넘의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에 방점이 찍혔다.
EPL '최고의 파트너'인 케인과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서 함께 호흡할 가능성이 높다. 다니엘 레비 회장도 케인의 이적을 불허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다만 케인의 이적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토트넘 출신의 제이미 레드냅은 "토트넘이 엉망진창인 것은 사실이다. 만약 당신이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케인이라면 지금은 떠나야 할 때다. 지금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은 "맨유는 많은 선수들과 연결돼 있지만 정말 흥분시킬 선수는 케인 뿐이다"며 "그러나 케인의 맨유 이적은 매우,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