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첫 타석부터 몸에 맞는 공을 당했다. 투수를 향해 애교 섞인 원망스러운 표정을 보냈지만 KBO리그가 아닌만큼 사과는 받을 수 없었다.
오타니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차례 출루하면서 1득점을 수확했다. 에인절스는 6대4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1회초부터 봉변을 당했다.
1사 후 마이크 트라웃이 볼넷 출루한 뒤 오타니가 타석에 섰다.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마이클 코펙은 오타니의 몸쪽을 노리려고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코펙의 손을 떠난 공은 오타니의 오른발 정강이를 향해 날아갔다. 94.6마일(약 152km)로 공식 기록된 이 패스트볼을 인간의 반응 속도로 피할 수는 없었다. 오타니는 종아리 바깥쪽에 돌직구가 꽂히는 순간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오타니는 "악!" 소리와 함께 1루쪽 더그아웃으로 절뚝이며 달려가면서 고통에 몸부림쳤다. 통증이 어느정도 가라앉았는지 오타니는 울상을 지으며 마운드 방향을 쳐다봤다. "나한테 왜그랬어요? 말해봐요"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듯했다.
동업자 정신이 투철한 KBO리그였다면 투수가 모자를 벗어 사과의 몸짓을 취했겠지만 이곳은 메이저리그였다. 코펙은 오타니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오타니의 복수는 5번 타자 브랜든 드루리가 해줬다. 드루리는 2사 2, 3루에서 선제 스리런포로 코펙을 응징했다. 맷 타이스의 백투백 홈런까지 터지며 코펙은 에인절스 에이스를 건드린 대가를 제대로 치렀다.
화이트삭스는 5회까지 야금야금 추격했다. 3-4까지 따라붙었으나 동점까지 가지는 못했다.
에인절스는 8회초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1, 3루에서 잭 네토의 희생플라이와 미키 모니악의 2루타, 트라웃의 적시타라 이어져 6-3으로 달아났다. 화이트삭스는 9회말 1점을 만회했을 뿐이었다.
한편 오타니는 최근 4경기 16타수 1안타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시즌 타율 0.263, 출루율 0.339, 장타율 0.498를 기록 중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