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에서 이적한 좌완 투수 심재민(29).
2군에 머물던 한달여 시간(5월21일~6월21일) 동안 썩 편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1군 보다 2군에 오랜 시간 머무는 사이 자신과 트레이드 된 KT 이호연이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불의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이호연은 6월 타율 3할5푼4리에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KT 상승세를 이끌었다.
트레이드 상대의 활약은 늘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법. 퓨처스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 더 길게 느꼈졌다.
기회가 왔다. 22일 콜업된 심재민은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롯데 필승조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5일 LG전에서 ⅓이닝을 막고 이적 후 첫 홀드를 신고했다.
27일, 28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이틀 연속 등판해 이틀 연속 역전승에 이바지 했다. 5대3으로 승리한 27일 삼성전에는 선발 정성종에 이어 5회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2-0 리드를 지키며 홀드를 기록했다. 시즌 2홀드 째. 28일 삼성전에도 선발 이인복에 이어 5-5 동점이던 6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심재민은 김현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강한울을 외야 뜬공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롯데가 6회 3득점으로 9대6 역전승을 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 이적 후 첫 구원승. 감회 어린 승리였다.
심재민은 승리의 기쁨 보다 반성부터 했다. "오늘 승리투수는 되었지만 첫 타자 볼넷을 내준 것이 많이 아쉬웠다"며 "운 좋게 타자들이 만들어 준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깔끔하게 막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롯데 이적 후) 아직까지 실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 자신 있게 던져서 쉽게 쉽게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완벽을 향한 과정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거인군단의 새로운 좌완 필승카드로 안착해 가고 있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심재민의 시간은 이제 막 시작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