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의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의사가 마음을 바꾸고 결혼을 결심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인기글에 결혼할 이유가 없다는 선생님 글을 보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나도 예전에는 결혼 안해도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레지던트 하는 도중에 생각이 바뀌었다."며 "레지던트 하면서 결혼과 가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라며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다.
A씨는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당시 보호자 없이 수술을 받아야 했던 80대 할아버지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 설명도 이해 못하고 수술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도 이해 못해서 젊은 보호자가 없냐고 물어봤다."며 "할아버지가 자기 혼자니 그냥 자기에게 설명하라고 했다. 동의서는 그냥 사인만 받고 대충 설명하고 보냈는데 안돼보였다."라고 했다.
또한 A씨는 남편이 다쳐서 한쪽눈 실명할 가능성이 높았던 40대 부부의 사연도 공유했다. 그는 "내가 이런저런 설명을 하니 남편은 그냥 묵묵부답으로 있는데 옆에서 아내가 울었다."며 "내가 다쳤을 때 나대신 슬퍼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안정감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전반적으로 형제 자매는 보호자가 절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우자가 없어 형제자매가 같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처음 한두번은 같이 와도 나중엔 다 본인 가정 때문에 환자는 혼자 오거나 안올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A씨의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맞다. 응급실만 가더라도 보호자 유무에 따라 대우가 달랐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 장례식장에서도 그런거 많이 느낀다. 첫째 혼자 앉아 울까봐 둘째도 다시 생각한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아내가 있어 큰 힘이 되었다."라며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다들 부양받을 생각만 하냐. 본인이 배우자나 자식 돌볼 생각은 안하는 것이냐", "그 80대 노인도 결혼 경험이 있을 확률이 높다. 자식도 있을 수도 있다.", "살다 보면 이혼할 수도 있는데 너무 미래만 본 것 같다."라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