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무려 9년만에 KBO리그의 불펜을 이끌어갈 '멘탈 갑' 유망주가 탄생했다.
KT 위즈의 박영현이 역대 KBO리그 한시즌 최연소 30홀드 기록을 세웠다. 박영현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5-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3명의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막아 홀드를 기록했다. 시즌 30번째 홀드를 기록하면서 올시즌 가장 먼저 30홀드 달성에 성공했다.
역대 11번째로 30홀드에 오른 박영현은 이날이 19세 11개월 2일의 나이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한현희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4년 10월 15일 부산 롯데전에서 기록한 21세 3개월 20일을 1년 이상 단축시킨 역대 최연소 30홀드다. 무려 9년만에 최연소 기록을 깼다. 그만큼 어린 나이지만 대담하게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는 뜻이다.
이날 3점차로 리드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니 당연히 자신이 30홀드를 기록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영현은 "긴장을 좀 하기는 했다"라고 말했지만 마운드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직구를 선배들에게 거침없이 던졌다. 선두 타자 3번 박건우에게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148㎞의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4번 제이슨 마틴은 2B2S에서 6구째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번 왼손 대타 한석현과도 2B2S에서 7구째 가운데 낮게 꽂힌 146㎞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박영현은 "오늘 공이 좋아서 좀 더 자신있게 피칭을 했던 것 같다"면서 "변화구 보다 직구가 좋아서 직구를 많이 던졌고 결과도 좋았다"라고 했다.
30홀드로 홀드왕에 가까워졌다. 아시안게임으로 빠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홀드 2위인 SSG 랜더스 노경은(24홀드)과 6개 차이로 벌렸다. 아시안게임 기간동안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여기까지 온 만큼 홀드왕에 대한 욕심이 크다. 박영현은 "앞으로 대표팀에 소집되기 전까지 7게임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더 잘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지금 1번 목표를 묻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고.
지난해 데뷔해 52경기서 51⅔이닝을 던지며 1패 2홀드를 기록했던 박영현은 올시즌 단숨에 필승조가 되며 이미 64경기, 68⅓이닝을 던져 3승3패 4세이브 30홀드를 올렸다. 기록도 엄청나게 올라갔지만 이닝수도 달라졌다. 많이 던진 부분에 대해 사실 팬들의 걱정도 많은 편이다.
박영현은 "관리를 잘해주시고 나 역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팬들께서 너무 걱정이 많으신데 잘 이겨내고 있으니까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안심시켰다.
입단 때부터 롤모델로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을 언급했고, 오승환과 친분을 쌓았던 박영현은 "지금도 가끔 연락드리고 안좋을 때 조언도 많이 듣고 있다"라고 한다.
아직 만으로 20세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셋업맨의 중책을 맡고 있는데 대한 부담이 없을까. 박영현은 "딱히 그런 것에 신경을 안쓰는 편이다"라고 쿨하게 넘겼다. 묵직한 직구부터 마인드까지. 타고난 미래의 마무리다. 사실 데뷔 첫 세이브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이닝을 던지고 기록한 19세 6일의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였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