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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성공률 전체 2위?' 벼랑끝 몰린 한동희의 속내, 고통스런 사령탑…"고함 막 질러도 된다" [광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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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동희가 잘해야 롯데도 산다. 고함도 막 지르고 했음 좋겠는데…"

이대호의 은퇴와 함께 '차세대' 이대호도 무너졌다. 시즌 마지막까지 벼랑 끝에 몰려있다.

올시즌 가장 허망하게 추락한 선수를 꼽으라면 한동희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데뷔 첫 3할 타율을 찍었고, 14홈런의 여전한 장타 포텐에 최근 3년 평균 OPS(출루율+장타율) 0.8을 넘겼다. 올해 나이 24세. 이제 잠재력이 터질 시즌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 할만큼 끝없이 성적이 내리꽂혔다. 바꿨던 타격폼을 원상복구하는데는 한달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2군에서 컨디션을 가다듬고 돌아와도 소용없었다. 7월에는 1주일간 홈런 2개를 치며 회복세를 보이는듯 했지만 다시 부진이 이어졌다.

이제 시즌 종료가 가까워진 시점, 한동희의 성적은 타율 2할1푼5리 4홈런 28타점 OPS 0.567에 불과하다. 타율이 1할 가까이 떨어졌고, OPS도 0.250이나 깎였다. 데뷔 1~2년차 때만도 못한 성적이다.

긍정적인 요소를 찾자면 대타로 나설 때의 성공률은 높다. 대타 성적이 11타수 6안타 2볼넷, 출루율이 6할1푼5리나 된다. 1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들 중 김태군(9타수 5안타 4볼넷)에 이어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다만 대타로 출전해도 타점이 '0'이다. 클러치 상황에 승부수로 기용되기보단 경기 후반에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한들 김태군(8타점) 정훈(7타점) 이창진 김인태(5타점) 같은 선수들보다 임팩트가 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전 8회말에도 선두타자 대타로 기용됐다. 삼진으로 물러나는 한동희를 바라보는 이종운 감독대행의 쓰린 속내가 그대로 표정에 담겼다.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 감독대행은 "팀의 주축이 돼야하는 선수가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아쉽고 안타깝다. 한동희 개인도 그렇지만, 한동희라는 선수가 해줘야 롯데도 산다. 그런데 뜻대로 안된다"며 속상해했다.

이어 "잘 안되는데도 애써 포커페이스하는 모습을 보면 더 안타깝다. 고함도 막 지르고 했으면 좋겠는데 자제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한동희는 모처럼 선발 출전했다. 6회초를 마친 뒤 강우콜드로 끝난 이날, 한동희는 3타석 3볼넷 1득점의 보기드문 모습을 보여줬다. 양현종에게 2개, 윤중현에게 1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오늘 KIA 투수들이 한동희만 만나면 제구가 안된다"며 의아해했다.

희망적이었던 타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또 실책이 나왔다. 1회초 이우성의 3루 땅볼을 옆으로 빠뜨리면서 1사 2루 위기로 이어졌지만, 선발 심재민이 침착하게 잘 막아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