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1일 대만에서 막을 내린 제31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 최고 주목을 받은 선수는 인천고 투수 김택연이었다.
구원, 선발 닥치는 대로 마운드에 올라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이끌며 이상준과 함께 대회 베스트9에 이름을 올렸다.
대체 불가의 존재감. 5연투로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11일 미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는 7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며 2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기어이 메달을 안겼다.
혹독한 연투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구위는 놀라움을 안긴다.
'제2의 고우석'이라 불릴 만큼 프로입단 후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는 재목.
김택연이 가치 있는 투수인 것은 150㎞가 넘는 파이어볼러의 숙명인 제구 불안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 압도적 탈삼진 비율과 맞물려 최고의 구원투수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
고교 최정상급 스피드로 주목받으며 프로에 입문했던 키움 장재영, 한화 김서현, NC 신영우 등이 프로 첫해 제구불안으로 고전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가치있는 투수가 바로 김택연이다.
6경기 16이닝 동안 29탈삼진으로 탈삼진왕에 오르 그의 볼넷은 단 4개 뿐이다. 긴장되는 국제무대, 긴박한 상황에서만 등판했음에도 삼진/볼넷 비율인 '볼삼비'가 7.25에 달하다.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격차다.
국내 고교무대에서는 이 수치가 더 올라간다.
올시즌 13경기에서 64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1패, 1.13의 평균자책점. 97개의 탈삼진에 볼넷은 단 9개 뿐이다. 볼삼비가 무려 10.78. 경이적 수치다.
고교 랭킹 1위를 다투는 장충고 좌완 황준서가 15경기 49⅔이닝 동안 58탈삼진, 16볼넷으로 3.63의 볼삼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삼 김택연의 삼진비율이 놀랍다.
안정된 제구를 갖춘 파이어볼러. 당장 내년 시즌 불펜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다.
문동주 김서현 등 최근 1번 픽에서 우완 파이어볼러를 영입한 한화는 좌완이 부족한 팀 사정상 황준서 영입이 확실시 된다.
마산용마고 장현석의 미국행으로 고민이 없어졌나 했는데 김택연의 등장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고민 없이 김택연 이름을 부를 수 있는 2번픽 두산으로서는 큰 행운이다.
14일 오후 2시 열리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롯데는 경북고 전미르, 삼성은 장충고 육선엽, NC는 휘문고 김휘건 순으로 1라운드 상위권 픽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