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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ON]'2경기 13골' 골잡이 황선홍 닮은 황선홍호, 변화무쌍 공격축구에 '항저우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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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골은 넣어본 사람이 넣는다고 했던가.

현역시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황새'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변화무쌍한 공격 전술을 바탕으로 2경기 연속 대승을 따내며 한국을 16강으로 인도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4대0으로 대승했다.

29일 같은 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9대0으로 꺾은 한국은 이로써 2전 전승, 승점 6점을 획득하며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2라운드 현재 E조 순위는 한국(6점)-바레인(2점)-태국(1점)-쿠웨이트(1점)순이다. 한국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1위도 확정하며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2경기 13득점, 적재적소에서 화력이 폭발한 것이 16강 조기 확정의 원동력이었다. 대표팀은 지난 쿠웨이트전과 같이 이날도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을 빼들었다. 풀백까지 포함해 최소 6~7명이 상대 진영에 머무는 다분히 공격적인 라인업이다. 측면 공격수 안재준(부천)이 수시로 전방으로 움직여 박재용(전북)과 투톱을 이뤘다. 중앙 미드필더 홍현석은 2선과 3선을 오가고, 공격형 미드필더 고영준(포항)은 중앙과 측면을 옮겨다녔다. 잦은 스위칭으로 대표팀의 포메이션은 4-1-4-1로 시작해 4-2-3-1, 4-1-3-2, 심지어 상대 박스 부근에 공격진 4명이 일렬로 늘어선 4-2-4 형태를 띠기도 했다.

공격 숫자만 많이 두는 게 아니었다. 측면에서 문전을 향한 빠른 크로스,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기습적인 공간패스, 아기자기한 연계플레이를 통한 가운데 지점 돌파와 같은 공격 전략을 골고루 활용했다. 발 빠른 엄원상(울산)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박재용은 경기 전날인 20일 훈련장에서 황선홍 감독이 따로 불러 어떤 점을 주문했냐고 묻자 "측면 크로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라고 답했다. 황 감독은 이렇게 선수들과 개별적으로 자주 소통해 의견을 공유한다고 했다.

쿠웨이트, 태국전은 준비에 성공한 경기였다. 15분 홍현석(헨트)의 선제골은 고영준(포항)의 크로스가 빚어냈다. 20분 안재준의 골을 어시스트한 건 박재용이었다. '역대 최약체 아시안게임 공격수 듀오'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던 두 공격수의 합작품이다. 엄원상은 전반 39분 고영준의 예리한 공간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측면과 중앙, 롱볼과 숏볼을 오가는 다양한 패턴의 공격에 태국 파이브백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후반에도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1~2골을 더 허용할 뻔했다.

황 감독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전술, 전략만 고민한 건 아니었다. 황 감독은 부담감 큰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자만을 경계하되, 90분 내내 일관성 있는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영표 KBS해설위원은 "첫 경기에서 좋았던 점은 일관성이다. 전반 시작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정한 템포로 경기를 펼쳤다. 황선홍 감독이 선수 교체도 신중하게 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4대0 승리를 통한 16강 진출에도 태국전 후반전에 공격수들이 결정적인 찬스를 거듭 놓친 것이 "불만족스럽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지난 2경기에서 총 8명이 득점했다. 김학범호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황의조의 득점력에 의존했다면, 이번 대표팀은 특출난 한 명의 공격수가 아닌 다양한 포지션의 다양한 선수들이 돌아가며 골을 터뜨려준는 점이 고무적이다. 황 감독이 의도한 바일 수 있다. 황 감독은 1차전과 2차전 라인업을 절반(5명)을 바꿨다.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르게 끌어올렸다.

황선홍호는 21일부로 완전체가 됐다. '마지막 퍼즐'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합류했다. 이 위원은 이강인의 찬스메이킹 능력과 득점 능력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황 감독은 "우선 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 당장은 이른 감이 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합류하면 황선홍호는 더 강해진다. 변수를 이겨내는 힘이 생긴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