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비매너 논란' 권순우, 복식서도 결승행 '좌절', 동메달으로 AG 마무리

by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논란의 중심에 선 권순우(26·당진시청)가 복식서도 웃지 못했다.

권순우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홍성찬과 짝을 이뤄 사케스 미네니-람쿠마르 라마나탄(이상 인도) 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4강전을 치렀다. 결과는 1대2 패배. 결승진출에 실패하며 아쉽게 동메달에 머물렀다. 8강에서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가이토 조를 2대0(6-2 6-4)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올라온 권순우-홍성찬 조는 1세트를 1-6으로 내줬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며 25분만에 세트를 허용했다. 단 한 게임만 잡고 6게임을 내주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패했다. 분수령은 2세트였다. 무려 61분간 지속된 2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7-6 승리를 거두며, 흐름을 바꿨다. 하지만 마지막 세트를 내주며 아쉽게 마무리했다. 체력이 바닥난 모습이 역력했다. 인도 선수들에게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며 0-10으로 완패, 탈락이 확정됐다. 권순우는 결국 동메달 한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권순우는 '비매너 논란'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카시디트 삼레즈(태국·636위)에 1대2(3-6, 7-5, 4-6)로 패했다. 권순우는 패배가 확정된 뒤 손에 쥔 라켓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쳐 부쉈다. 이후 부숴진 라켓으로 의자를 때리고, 짐을 챙기다가 다시 라켓을 집어 들어 코트에 내리쳤다. 심지어 삼레즈의 악수 요청에 눈길도 주지 않고 거부했다.

외신도 주목했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 테니스'는 '권순우가 상대의 태국 선수의 심리전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사실 경기 중 상대 선수가 화장실을 다녀왔고, 권순우의 컨디션이 살아난 2세트 승리를 눈앞에 둔 순간 태국 선수가 심판에게 메디컬 타임 아웃을 신청했다. 이 부분은 테니스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도 세트가 끝난 뒤 화장실을 다녀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메디컬 타임 아웃은 체어 엄파이어가 허용하는 시간 안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정이다. 때문에 권순우의 비매너 논란은 자신보다 500위 이상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에게 진 분풀이로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논란은 일단락 됐다. 권순우는 빠른 반성을 보였다. 지난 26일 경기가 없었던 권순우는 태국 선수단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대한테니스협회(KTA)는 26일 '권순우는 이날 경기가 없어서 공식 훈련 중이다. 오전에는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서 상대에게 사과했다. 또 경기 잘하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상대도 괜찮다며 서로 잘 풀었다'고 전했다.

또 자필 사과문도 대한체육회를 통해 전달했다. 권순우는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 선수와의 경기가 종료된 직후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운을 뗀 뒤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성명서를 내고 '권순우 선수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선 대회 종료 후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슈가 이어지자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7일 복식 8강에서 일본의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가이토 조를 꺾은 후 인터뷰에 나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승리 소감보다는 며칠 전에 있었던 단신 2회전 경기에서 태국 삼레즈 선수와의 경기에서 성숙하지 못한 행동들 그리고 불필요한 행동들로 많이 실망하셨던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 외국에 계시는 많으 분들, 태국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삼레즈 선수가 많이 불쾌했을텐데 그 부분에서 많이 사과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상대 선수의 매너에 대해선 "경기 중에는 서로 감정이 있을 수 있다. 그 정도의 판단은 그 선수도 할 수 있었다. 내가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깔끔하게 실력으로 졌다. 상대 선수가 행동을 어떻게 했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의 불필요한 행동으로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그 부분에서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권순우는 또 "경기력에 최대한 없애려고 했다. 단식이 아닌 복식경기다. 최대한 피해를 안주려고 했다. 그만큼 집중하려고 했다"며 "어깨 부상 후 단식 승리는 없다. 많이 회복됐지만 완치는 안되는 상황이다. 최대한 통증을 많이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아무래도 지금 생각하기에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다보니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상대가 누가됐든 우리가 최고라 생각하고, 우리에게 이길 팀이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식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결말은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