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모처럼 국제대회 우승을 품에 안았다. 감격의 순간, 희비가 엇갈린 선수들도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근교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대만에 2대0 승리,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아시안게임 통산 6번째, 최근 4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금메달의 순간이 모두에게 환희로 기억될수는 없다. 부상으로 이탈한 뒤 결국 수술이 확정된 구창모(NC)나 대표팀 하차 후에도 씽씽투를 이어가고 있는 이의리(KIA)에겐 야구 인생에서 가장 가슴아픈 순간일 수 있다.
손안에 잡혔던 행운을 놓친 모양새다. 대표팀은 전속 트레이너를 파견해 이의리의 물집을 경기 전후로 철저히 점검했고, 컨디션을 관찰한 결과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의리 대신 합류한 윤동희(롯데)는 대회 내내 팀 타선을 이끌며 그 가치를 증명했다. 대표팀 소집 하루전의 말 그대로 '막차'였다. 윤동희와 더불어 김성윤(삼성) 김영규(NC)도 부상 대체 선수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동희와 김영규는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이의리는 이후 9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10월 3일 KT 위즈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아쉬움을 삭였다.
구창모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겨냥해 다소 무리한 복귀를 시도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엔트리 제외는 물론 전완부 척골이 다시 골절돼 시즌아웃됐다.
반면 곽빈(두산)과 최원준(KIA)은 부상으로 단 1경기도 뛰지 않고도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2020년 6월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곽빈은 출전 경기수 0으로도 병역 혜택까지 받게 됐다.
특히 곽빈은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역할도 기대됐지만, 지난 1일 어깨 담 증세를 호소한 이래 결국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최원준은 이미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선수다. 대표팀 훈련 도중 부상당해 한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금메달은 목에 걸수 있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