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개인보다 한국야구를 먼저 생각한 김하성.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가장 많이 강조한 건 바로 '책임감'이었다. 돈을 버는 프로 선수 이전에, 한국야구를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에 고심이 깊었다고 고백했다.
김하성은 성공적인 2023 시즌을 마치고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는 1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17홈런을 치고 도루를 무려 38개나 성공시켰다. 매 순간 전력 질주, 그리고 그라운드에 몸을 던지는 모습에 현지팬들은 엄청난 지지를 보냈다. 김하성 스스로도 "나에게 보내주시는 함성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할 정도. 그렇게 김하성은 한국에서 온 기대주를 넘어, 전국구 스타로 인정받게 됐다.
하지만 이런 날이 오기까지 김하성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2021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6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첫 시즌에는 타율 2할2리 8홈런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키움)는 인터뷰에서 "나 때문에 앞으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두렵다"고 김하성이 얘기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김하성은 이에 대해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갔는데, 첫 해 성적이 안좋았다. 많은 금액을 받고 가서 못하니 '앞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이 혹시나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어린 선수들이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강조했다. 김하성은 "나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선수들이 그 부담감을 잘 이겨내준 것 같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가운데, 바로 다음 대회인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준 후배들이 너무 고맙다. 나도 한국야구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후배들도 그런 책임감을 갖고 뛰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 개막전, LA 다저스전이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에 대해서도 "후배들,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이 와서 경기를 봤으면 좋겠다.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메이저리그 경기의 의미를, 한국야구 미래 발전으로 연결시킨 김하성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