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FA 이적 당시의 논란에 대해 8년만에 입을 열었다.
최형우는 19일 이대호의 유튜브 'RE:DAEHO'에 출연, 자신의 선수생활을 돌아봤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롱런의 아이콘이다.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의 주역이었고, 2016년 KIA 이적 당시 4년 100억원, 2020년 2번째 FA 때는 3년 총액 4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입단 7년차에 '늦깎이 최고령 신인왕'을 차지할만큼 대기만성형 타자임에도 통산 타점(1542개) 2루타(490개) 1위, 최다루타 2위(3966개, 1위 이승엽) 최다안타 3위(2323개, 1위 박용택) 최다홈런 5위(373개, 1위 이승엽) 등 빛나는 통산 성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날 방송에서 이대호가 "(삼성)떠날 때 이상한 말을 했더라"며 넌지시 '소외감' 이야기를 꺼내자 최형우는 이마를 감싸쥐었다. 그는 "8년만이다. 언젠가 한번은 말할 날이 올거라 생각했다. 그게 오늘일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KIA 이적 당시 최형우는 "이적 이유가 돈이 전부는 아니다. 김기태 감독님과 꼭 같이 야구하고 싶었다. 때로 삼성에서 약간의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차)우찬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린 대구 출신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최형우는 전주고, 차우찬은 군산상고 출신이다. 하지만 삼성팬들의 서운함이 컸다.
이대호는 "은퇴하기 전까진 마음에 묻고 살면 네가 힘들다. 이제 아무도 최형우한테 뭐라고 못한다. 은퇴 시기도 네가 정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형우는 "숨기고 싶어서 숨긴 건 아니다. 굳이 해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당시 (삼성)운영팀장이 있다. 그 사람 하나만 보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선수가 80명이면 다 싫어했다. FA 전까지 9년 동안 그 사람한테 시달린게 너무 많다"면서 "그 사람은 왕이다. 조그만 방에 계약서 툭 던지고 금액 적어놓고 '사인하는데 5분 줄게' 그러고 문을 잠그고 나간다. 협상이 아니고 통보다. 그 사람이 너무 싫은데 아무도 말을 못한다. 운영팀장이니까. 나는 나가는 상황에서 그 사람 하나만 보고 '대구 선수들이랑 편파가 있었다'고 말한 거다."
최형우는 "8년만에 얘기한다. 삼성팬들은 서운하실 수 있다. 날 원망하는 것도 안다. '그땐 이랬다. 다시 좋아해달라'는 말은 안 한다"면서도 "다른 팀장님들하곤 지금도 친하게 연락하고 지낸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5년 삼성에서 방출될 당시 자신의 SNS에 "난 반드시 돌아온다. 날 배신한 팀에 언젠가는 복수하겠다"라는 글을 올리며 강한 원망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2008년 전역 후 다시 삼성으로 복귀했다. 퓨처스에서 타격 6관왕을 차지한 최형우를 보며 김응용 당시 삼성 사장이 재영입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낯을 엄청 가려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삼성에는 입단 동기들이 그대로 있었다. 또 그때 우리 집이 막노동해서 하루 벌어 하루 먹던 상황이었는데 타 팀은 많아봤자 연봉 3000만원이었던 반면 삼성은 5000만원이었다. 그 두가지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그래서 결국 (삼성에)복수를 하고 KIA로 갔다"며 놀렸다. 최형우는 "복수를 한건 아니다. 삼성에서 우승도 4번이나 했다. 왕조를 해놓고 떠난 것"이라며 "내가 대호형 이길 건 우승밖에 없다. 형 몇번이죠? 난 5번인데"라며 맞받아 좌중을 웃겼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