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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필에 이런 곳이?" 경기 한참 전부터 인산인해…도대체 어떻길래[광주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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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 시작이 한참 남은 시간에도 구장 한켠엔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친구, 연인, 가족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검붉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야구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설렘을 안고 옮긴 발걸음. 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와 경기 시작까진 남은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이른 방문은 의외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팬들이 찾은 곳은 기아챔피언스필드 1층 1루 출입구 앞에 만들어진 한 베이커리 카페. 800평 규모 부지에 마련된 이 카페는 지난해부터 KIA의 스폰서 업체로 참여했던 곳이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내부는 다채롭게 꾸며졌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빵 뿐만 아니라 KIA 구단과 협업해 만든 컬래버레이선 굿즈 판매 부스를 비롯해 라커룸 체험, 포토존 등이 마련됐다. 2024 KBO리그 KIA 홈, 원정 경기 일정표와 팬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됐다. 카페 한켠엔 관중석으로 입장하는 팬들을 위한 투 고(To-go) 부스도 설치됐다.

팬들의 방문은 호평일색. 광주에 거주하는 KIA 팬 김대호씨(31)는 "그동안 경기장 주변에 카페가 없어 항상 외부에서 구매해 들고 와야 했는데, 이런 공간이 생겨 좋다"며 "경기 전에 앉아서 대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에서 가족과 함께 원정 응원을 온 이선희씨(41)도 "야구장에 와도 아이와 함께 있을 만한 공간이 없었는데 너무 좋고, 음식도 맛있다"며 "무엇보다 아이가 즐길 거리가 많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관에 나선 한지원씨(26)과 금재희씨(26)도 "소식을 듣고 찾았는데 차원이 다르다"며 "야구단 특색을 잘 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호평의 한켠엔 우려도 있다. 72일에 불과한 KIA 홈 경기 일수를 고려할 때 이 대규모 매장의 수익 여부엔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 스스로를 '성공한 덕후'라 칭한 업체 대표의 의지가 작용했다. 그는 "홈경기 영업 일수를 따져보면 사실 수익적인 측면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같은 팬 입장에서 야구장에서 서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국내 경기장 수익 활성화는 모든 스포츠 단체의 오랜 고민. 수 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임에도 대부분 접근성이나 임대법, 소방법 등 각종 제약으로 수익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일부 경기장은 별다른 활용법을 찾지 못해 흉물로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 광주에서 시작된 의미 있는 발걸음은 KBO리그, 나아가 프로 스포츠 경기장 활성화 및 팬 서비스 방안에 중요한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